1분기 매출보다 손실액이 더 커…거버넌스 통합 영향

롯데온 CI. 사진=롯데쇼핑 
롯데온 CI. 사진=롯데쇼핑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롯데쇼핑(023530)의 이커머스 사업 '롯데온'이 또 한번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사실상 매출 규모를 뛰어넘는 손실액을 기록해 롯데온의 성장 가능성에 물음표가 찍혔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연결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87억원으로 11.2% 증가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조 7708억원으로 2.8% 소폭 감소했고, 순이익은 691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다만 이번에도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사업인 롯데온의 실적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이커머스 사업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액이 4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0억원 증가했다. 매출은 2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했다.

영업손실 폭이 커진 배경으로는 판매관리비 증가가 꼽혔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판관비는 전년 동기 대비 24.5% 늘어난 615억원이다. 여기에 인건비가 150억원 늘었고, 정보기술(IT) 운영비도 16억원 가량 증가했다. 

문제는 성장 지표로 꼽히는 매출도 하락했다는 점이다. 이는 타 이커머스 업체가 매출 규모를 크게 늘리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일례로 경쟁사인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은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며 적자 규모를 줄이고 있고, 내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 롯데쇼핑은 "지난해 8월 진행된 거버넌스 통합 영향이 올해 1분기에도 지속되며 공시 매출 및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거버넌스 통합은 백화점·마트·롭스 등 각 사업부 내 온라인 조직을 모두 이커머스 사업부로 이관하는 작업이다. 

이에 따라 영업손실의 경우, 마트·온라인 사업 손익 166억원이 이커머스 사업부에 반영됐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매출은 거버넌스 통합에 따른 사업부 상품 중개 수수료 매출이 62억원가량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 

롯데쇼핑은 이러한 영향을 제외하면 이커머스 부문의 매출은 증가, 영업 손실 폭도 축소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롯데쇼핑이 올 1분기와 지난해 1분기를 거버넌스 통합 가정 실적으로 비교한 결과, 매출은 26.2% 증가했고 영업손실도 24억원가량 감소해 적자 폭 축소에도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롯데온 자체 사이트 거래액 등 주요지표를 공개하며 역량 확대에 대한 입증에도 나섰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온의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9% 신장한 6278억원을 기록했다. 월평균 방문자수는 2789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4% 증가했다. 

하지만 이 또한 시장 내 경쟁기업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지난해 거래액 기준 점유율로 살펴보면, 네이버가 17%, 신세계(SSG닷컴+G마켓 글로벌)는 15%, 쿠팡이 13%, 롯데온은 5% 정도다. 

한편 롯데쇼핑은 올해 롯데온의 효율성 및 경쟁력 제고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롯데온을 이끄는 나영호 대표는 올해 이커머스 사업부의 전략에 대해 "품질 중심 초신선 그로서리(식료품) 서비스를 통해 기존 열세였던 마트 온라인사업을 반전시켜보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를 위해 롯데쇼핑은 최근 롯데온의 새벽배송 서비스를 2년 만에 중단하는 결정을 내렸다. 새벽배송을 떼는 대신 롯데마트몰의 2시간 바로배송, 롯데슈퍼의 1시간 바로배송 등의 '퀵커머스' 서비스에 역량을 집중해 효율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일부 증권가에서는 긍정적인 전망도 제시됐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커머스사업부는 적자의 규모를 유지하며 시장보다 양호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새벽배송 종료로 월 10억 원 수준의 이커머스 적자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증권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