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일 집행부 선출…선거개입 소문에 현산 "사실무근"
경찰, 지난 5월 현산 측 외주업체 압수수색 및 수사 진행

지난 6월 26일 현산 측 인사 반대 조합원들 시위 현장 (사진=안양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 조합)
지난 6월 26일 HDC현대산업개발 측 인사 후보 반대 조합원들 시위 현장 (사진=안양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 조합)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경기 안양시 관양동 현대아파트 재건축 현장이 우선협상권을 가진 HDC현대산업개발(294870, 대표 최익훈, 이하 현산)의 조합 총회 선거 개입 의혹으로 조합원 간 내홍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양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오는 7월 3일 조합장 선출을 위한 조합원 총회가 예정됐다. 이번 조합원 총회에서는 재건축 집행부를 새로 꾸릴 조합장 1명, 감사 2명, 이사 8명을 선출한다. 후보자로 각각 조합장 3명, 감사 6명, 이사 23명이 선거에 나왔다.

이 가운데 단지 내에서는 우선협상권을 가진 현산의 선거 개입설을 입증해 줄 공모가 폭로됐다. 현산은 회사를 밀어주고 실제 계약을 추진할 조합 집행부가 필요한 가운데, 관련된 사람들은 각종 특혜를 받는다는 내용이다.

한 조합원 관계자는 "현산이 밀어주는 인사가 조합장 후보로 나왔다. 그 인사와 짝을 이루는 감사 및 이사 후보들이 있는데 이들이 친인척 등 동조하는 사람들과 '원클럽'이라는 모임을 만들고 각종 특혜를 받아가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클럽 회원들은 △아파트 인테리어 고급화 △아파트 로얄 동·층 배정 △상가소유 회원들의 권리확보(상가분양을 유리한 조건으로 확보, 일반 분양 아파트 분양권 추가 확보) △자신들의 몫이 줄어드는 것에 대한 사전예방 등의 특혜를 보장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원은 "지금 문제는 아파트 상가 조합원한테 아파트 분양권까지 줄 수 있는 혜택이다. '상가 취득연도별 현황'을 보면 최근 1년 6개월내 취득비율 46%에 달한다. 지분 쪼개기로 1평 소유 상가 55명정도로 조합원의 입김이 너무 비대해져 있다. 이들은 원클럽이라는 멤버의 친인척들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지난 6월 18일 저녁 60~70명의 입주민들이 단지 인근 조합장 후보자 사무실 앞에서 원클럽 폭로에 대한 집단 항의를 했다.

또 서면결의서(사전투표)도 문제가 되고 있다. 친 현산 후보들을 밀어주는 현산 OS(아웃소싱) 추측 직원들이 입주민들에게 전화를 돌려서 서면결의서를 독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서면결의서는 타인이 임의로 도장을 찍을 수 있고 부정선거 가능성이 크다.

조합원 관계자는 "우리 아파트 선거 규정상 후보자가 직접 홍보활동을 하는게 원칙인데, 계속 이렇게 진행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원래 총회 날짜는 지난 30일이었다. 그런데 사전투표 부정 개입 가능성 때문에 한 달 동안 입주민들의 동의서를 받아 오는 3일로 옮긴 것이다. 친 현산 후보자는 서명결의서로 선거 자체를 끝내 버리려고 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 현산 후보자들은 조합원들에게 '착공 25년, 입주 28년'으로 최대한 빠른 계약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며 "이같은 공약으로 어르신들의 지지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산에서 수주할 때 광고했던 7가지 약속들이 가계약서에는 하나도 안들어있다"며 "이렇게 밀어부치면 결국 조합원들의 재산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산이 내세운 공약 중 △조합원으로 구성된 시공 감시단 및 조합에서 요청한 외부 전문 안전감독관(CM)업체 운영을 당사가 비용을 책임 진행한다고 약속돼 있는데, 친 현산 이사 후보 중 한 사람이 CM업체 대표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안양동안경찰서는 현산 외주업체의 금품 로비 등 도정법 위반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업체는 지난 5월 압수수색을 당했다. 도시정비법은 시공사 선정과정에서 금품이나 향응 등을 제공하거나 받은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위법 사실이 사법기관을 통해 명확히 드러날 경우 시공권 취소도 가능하다.

현산 관계자는 "해당 외주업체가 조사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단지 내 친 현산 인사가 당선되도록 선거개입을 했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고 답했다.

안양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은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일대 6만 2557㎡ 부지에 지하 3층∼지상 32층, 1305가구 규모의 공동주택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당초 추정된 공사비만 4200억원에 달한다. 현산은 지난해 광주 학동 참사 및 올해 화정동 붕괴 사고 등 잇따른 악재에도 불구하고 롯데건설과 경쟁해 지난 2월 이 사업의 시공권을 수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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