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증권경제신문=김하영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오는 13일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하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개최한다. 추가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금통위가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설지로 쏠리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현재 연 1.75%인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쪽이 더 우세하게 나오고 있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미국과의 기준금리 역전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0.25%포인트 인상만으로 대응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의 딜레마 속 우선 인플레이션 통제에 방점을 둔 것처럼 한은 역시 당장 이번 금통위에서 0.5%포인트 인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상승했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약 2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물가는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하반기부터 전기 및 가스비 가격이 인상되기 때문에 고점을 더 높여갈 수 있다”고 말했다. 

높아지는 물가로 인해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커지고 있는 점도 문제다. 6월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3.9%로 전월 대비 0.6%포인트 올랐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대 인플레이션은 통화당국이 물가상승률만큼이나 매우 예의주시하는 지표로 불린다”며 “높아진 기대 인플레이션에 따라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지는 금리 역전이 임박한 점도 빅스텝 전망의 주요 근거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한국(1.75%)과 미국(1.5~1.75%)의 기준금리 격차는 0.00~0.25%포인트다. 

다만 금리 인상으로 가계의 이자 부담이 늘면 소비가 위축된다는 점에서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강민주 ING은행 연구원은 “급격한 금리 인상은 실제 미래의 소비지출뿐 아니라 움츠러드는 소비심리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며 “이번 금통위에서 0.25%포인트만 인상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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