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연구소 분석 보고서

독립성 검증이 필요한 사외이사 (사진=경제개혁연구소 제공)
독립성 검증이 필요한 사외이사 (사진=경제개혁연구소 제공)

[증권경제신문=김하영 기자] 주요 금융회사 사외이사들의 독립성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6일 경제개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주요 금융사 103개 사외이사 431명의 경력을 △고위공직자 및 금융 관련 연구원 출신 △이해관계 △학연·친분 등 3가지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독립성 검증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외이사는 총 97명으로 22.5% 비중을 차지했다. 

그룹별로 보면 △교보생명그룹 53.8% △다우키움그룹 46.7% △태광그룹 43.8% △NH농협금융그룹 41.2% 등 순으로 독립성 검증이 필요한 사외이사 비중이 높았다. 

교보생명그룹과 다우키움그룹은 계열사 출신 사외이사들이 많았고, 태광그룹은 계열공익법인인 일주학술문화재단과 관계가 있는 사외이사들이, 농협금융그룹은 고위공직자 출신과 계열사 출신 사외이사들이 많았다. 

특히 다우키움그룹 사외이사들 중에는 지배주주인 김익래 회장과 학연이 있는 이사들이 다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키움증권 김재식 이사와 키움예스저축은행 박기환 이사는 김 회장과 고교 동기이며, 키움투자자산운용 진동수 이사는 김 회장의 고교 2년 선배다. 

또 431명의 사외이사 중 66명(15.3%)은 다른 회사의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었다. 

경제개혁연구소 측은 “동종업종이거나 거래관계가 있는 두 회사에서 사외이사를 겸직하는 것은 이해상충의 문제가 있다”며 “예를 들면 현대차증권의 강장구 사외이사는 멀티에셋자산운용에서도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데, 자산운용사는 증권사를 통해 펀드 상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이해상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외이사 431명 중 53명(12.3%)은 계열사에서 사외이사로 재직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BNK금융그룹이 25명 중 11명(44%)으로 가장 많았는데, 비상장 또는 비은행 계열사에서 먼저 사외이사로 선임한 후 지주 또는 은행으로 이동하는 방식이었다. 

BNK금융지주 김수희 사외이사는 2020년 3월 BNK캐피탈에서 2년 임기 사외이사로 선임됐으나 2021년 3월 사임과 동시에 부산은행 사외이사로 선임됐고, 다시 2022년 3월 부산은행을 중도 사임하고 지주로 자리를 옮겼다. 

이어 △DGB금융그룹 19명 중 5명 △다우키움그룹 15명 중 4명 △태광그룹 16명 중 5명 등이 계열사 간 사외이사 이동이 많았다. 

경제개혁연구소 측은 “다양한 금융업종 경험이 사외이사로 활동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여러 계열사를 돌며 장기 재직하는 경우는 독립성 문제가 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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