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위험 대비 유용성 커"

한미약품 1년간 주식 차트. 사진=네이버 금융 갈무리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한미약품(128940) 주가가 전날 15% 넘게 급락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한미약품이 개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포지오티닙'의 효능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면서, 미국 승인 허가 여부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한미약품은 지난 21일 전 거래일 대비 15.54% 하락한 23만6500원에 장이 마감됐다. 이는 한미약품이 기록했던 역대 하락폭 중 세 번째로 큰 수준이다. 

이는 전날 FDA가 종양약물자문위원회(ODAC) 회의에 앞서 공개한 브리핑 문서에 포지오티닙의 효과가 기존 치료제와 비교해 불분명하다는 의견이 명시된 영향으로 보인다. ODAC는 FDA의 신약 승인 결정에 앞서 권고 등의 의견을 내는 독립적인 위원회다. 

ODAC는 포지오티닙에 대해 "만약 신속 승인이 허락된다면 가장 효과적이지 않은 폐암 표적치료법이 될 것이다"며 "FDA는 허가 신청을 뒷받침하는 증거에 대해 몇가지 우려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ODAC는 포지오티닙이 기존에 허가받은 치료제와 비교해 유용성이 크지 않고, 복용한 환자의 상당수가 부작용을 겪었다며 안전성을 우려했다. 자문위는 약물 복용 후 종양 크기가 감소하는 등의 반응을 보인 환자의 비율인 객관적 반응률(ORR)이 28% 수준이라고도 지적했다. 

이에 한미약품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치료제가 없는 환자에게 새로운 옵션을 제공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미약품은 "위험이 충분히 관리 가능하거나 환자에게 주는 이익이 위험 대비 유용할 경우 신약으로 허가될 수 있다"며 "포지오티닙은 현재까지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HER2 엑손20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다양한 치료 옵션 중 하나로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는 혁신 치료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까지 보고된 이상반응들은 타 약제들에서도 나타나는 사례들로, 충분히 예측가능하고 관리 가능할 뿐 아니라 포지오티닙이 환자들에게 주는 혜택이 위험보다 분명히 크다"며 "ODAC 논의 후 내려지는 권고 자체도 포지오티닙에 대한 FDA의 최종 승인 여부에 대한 구속력은 없다"고 강조했다.

FDA는 ODAC 권고를 포함한 모든 상황을 검토한 뒤 처방의약품 신청자 수수료법(PDUFA)에 따라 오는 11월 24일까지 최종 허가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일부 증권가에선 포지오티닙 미국 허가 승인 우려에 따른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당사는 한미약품 목표주가에 포지오티닙 신약 가치를 포함하지 않았으며, 2023년 로열티 유입 또한 25억원에서 2026년 106억원으로 전망돼 포지오티닙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전날 주가 하락은 향후 11월 24일 예정된 포지오티닙 PDUFA(처방의약품 신청자 수수료법)에 허가 승인 불발 예상의 악재가 미리 반영됐고, 재료소멸로 인식되는 등 센티멘털(기대심리) 이슈가 더 크게 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증권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