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0일 사업 종료 예정…전직원에 정리해고 메일 보내
노조 "적자 원인은 오너 경영의 무능함, 전 직원에게 책임 전가"

17일 발송된 푸르밀 메일 내용
17일 발송된 푸르밀 메일 내용. 사진=블라인드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범롯데가 유제품 기업 푸르밀이 내달 30일 사업 종료와 함께 전 직원에게 일방적으로 해고를 통보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측은 매출 감소와 적자 누적이 사업 종료의 원인이라는 입장이지만, 노조 측은 오너 경영의 무능함을 직원들에게 떠넘겼다고 비판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푸르밀은 전날 이메일을 통해 전직원 370여명에게 사업 종료 사실을 알리고 정리해고를 통지했다. 사업 종료와 정리 해고일은 오는 11월 30일이며, 대상은 일반직과 기능직 전 직원이다.

푸르밀은 "회사는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4년 이상 매출 감소와 적자가 누적돼 내부 자구노력으로 회사 자산의 담보 제공 등 특단의 대책을 찾아보았지만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돼 부득이하게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푸르밀 측은 해고 통보는 50일 전까지 해야 한다면서도 "근로기준법 제24조 3항 불가피한 사정에 따라 정리 해고를 결정됐다"고 부연했다. 

업계에선 이번 푸르밀의 사업 종료에는 최근 적자 누적과 매각 시도 무산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푸르밀의 경우, 지난 2018년 15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후 2019년 88억원, 2020년 113억원, 2021년 123억원 등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후, 올해 LG생활건강이 푸르밀 인수를 추진했으나 지난달 공시를 통해 인수 철회를 공식화하기도 했다. 

푸르밀 CI. 사진=푸르밀
푸르밀 CI. 사진=푸르밀

◆노조 "모든 적자 원인은 오너 경영의 무능함, 전 직원에게 책임 전가"
갑작스러운 정리해고 통보에 직원들은 당혹스러운 입장이다. 이에 푸르밀 노동조합은 신준호 전 푸르밀 회장과 신동환 푸르밀 대표 등 총수 일가가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고 강하게 규탄했다.

푸르밀은 지난 1978년 4월 롯데그룹 산하 롯데유업으로 출발해 2007년 4월 분사한 뒤 2009년 사명을 푸르밀로 바꿨다. 분사 당시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인 신준호 회장이 지분 100%를 인수했다. 

푸르밀 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신준호·신동환 부자의 비인간적이고 몰상식한 행위에 분노를 느끼고 배신감이 든다"며 "강력한 투쟁과 생사기로에 선 비장한 마음을 표출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모든 적자 원인이 오너 경영 무능함에서 비롯됐지만 전 직원에게 책임 전가하며 불법적인 해고를 진행하고 있다"며 "회사 정상화를 위한 노력도 없었고 해고 회피 노력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다음 달 30일부로 모든 직원을 정리하겠다고 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노조 측은 신준호 회장 차남인 신동환 대표가 취임한 뒤 회사 적자가 시작됐다고 봤다. 실제 푸르밀의 실적을 살펴보면, 2007년 신준호·김인환 공동대표 체제에선 매출액 1179억원, 영업손실 35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2009년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면서 남우식 대표 선임 이후 실적이 개선돼 2009년 매출액 2011억원, 영업이익 2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2017년까지 줄곧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8년 오너 경영 체제로 회귀해 신 회장과 차남인 신동환 대표가 공동 대표로 취임하면서 회사는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노조는 "신 회장은 대선주조 매각 시 먹튀 논란으로 사회적 지탄까지 받았으며 배임·횡령 등으로 검찰 조사까지 받았다"며 "직원들 사이에서는 신 회장의 올해 초 퇴사가 계획적인 회사 정리에 따른 수순이라는 의혹도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푸르밀이 제2의 대선주조가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언론·지자체 도움을 얻어 타파하고 싶다. 어떠한 도움이라도 얻어서 회사 정상화를 위한 방도를 마련하겠다며 투쟁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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