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전문경영인 체제 흑자, 신동환 대표 취임 후 적자"

푸르밀 노조가 26일 서울 영등포구 푸르밀 본사 앞에서 푸르밀 정리해고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유제품 기업 푸르밀이 내달 30일 사업종료와 더불어 전 직원에 일방적 해고를 통보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회사의 결정에 대해 노동조합 뿐만 아니라, 푸르밀에 원유를 공급해온 낙농가 또한 집단 반발에 나섰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푸르밀 노동조합 조합원 100여명은 오후 12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푸르밀 본사 앞에서 정리해고 저지를 위한 결의 대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고용안정 보장하라', '살인행위 중단하라' 등을 강조하며 회사 측에 재차 매각 절차를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는 "전문 경영인 체제에서는 흑자를 기록했지만 오너 일가인 신동환 대표 취임 이후인 2018년부터 매출액이 감소했고 적자를 기록했다. 이번 사태의 원인은 전적으로 잘못된 경영에서 비롯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근로기준법상 50일 전까지 정리해고 통보를 하고 노조와 성실한 협의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경영진은) 최소한의 절차도 지키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더불어 노조는 푸르밀 경영진이 법인 폐업이 아닌, 사업종료를 택한 것에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오너 일가가 사업 종료후, 자산 매각을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다. 

이와 관련 같은 날 한국노총 전국화확노동조합연맹도 성명서를 내고 푸르밀 경영진에 "업계 종사자의 생존권 보장과 재매각 등을 비롯해 사태 해결을 위한 논의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푸르밀에 원유를 공급해온 낙농가들이 서울 영등포구 푸르밀 본사 앞에서 사업 종료 항의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25일에는 푸르밀에 원유를 공급해온 낙농민 약 50명이 본사 앞에 모여 일방적 사업종료 통보에 항의, 피해 보상을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 1979년부터 40여년간 푸르밀에 원유를 공급해왔지만 이번 사업 종료로 한순간에 공급처를 잃게 됐다. 이들이 공급하는 원유의 양은 연간 4만t으로 알려졌다. 내달 푸르밀 영업종료 이후에는 원유가 모두 버려지게 된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이날 농민 대표들은 당초 신동환 푸르밀 대표와 면담을 요청했으나 이뤄지지 못했다. 이들은 푸르밀로부터 원유공급해지 내용증명을 받은 이후 신 대표에게 면담을 요청해왔으나 아무런 답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푸르밀의 사업종료로 인한 파장은 점점 커지는 중이다. 당장 정리해고 통지를 받은 푸르밀 직원 약 360명과 협력 업체 직원 50명, 배송 기사 150여명을 비롯해 500여개 대리점 점주들과 직원·낙농가 등 수천 명 이상의 인원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기 떄문이다. 

한편 푸르밀은 1978년 4월 설립된 롯데우유를 모태로 한다. 이후 2007년 롯데그룹에서 분사하며 푸르밀로 사명을 바꿨다. 지난해 말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넷째 동생인 신준호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차남 신동환 대표가 단독으로 경영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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