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자금으로 고급 빌라 두 채 구입…내연녀에 법인카드 제공도

한재준 대표이사의 내연녀로 추정되는 인물이 자신의 SNS에 법인카드를 선물받았다고 올린 글 (사진=대우산업개발)
한재준 대표이사의 내연녀로 추정되는 인물이 자신의 SNS에 법인카드를 선물받았다고 올린 글 (사진=대우산업개발)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대우산업개발 한재준 대표가 법적인 대표이사 신분을 내세워 회사 공인인증서를 바꾼 뒤 회사를 궁지에 몰아넣고 있어 사측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닌 실정이다.

27일 시사저널 보도에 따르면 대우산업개발 한 대표는 지난 8월 말 자신의 비리 혐의를 인정하고 9월 초 긴급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그는 몰래 회사에 들어가 법인계좌 OTP를 폐기하고 신규 발급받았다. 법인카드 상당수를 정지시키고 법인 인감까지 변경했다. 이사회 대표이사 변경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기도 했다. 한 씨 측근이 다수였던 이사회 정족수 문제로 가처분이 인용되면서 법적 대표 자리를 다시 회복했다.

한 씨는 법인 인감을 바꿔 회사의 신규 수주를 차단하기 시작했다. 계좌 OTP를 변경해 하도급 대금 지급도 못하게 했다. 지난 10월 13일에는 불량배를 대동해 회사 사무실에서 출입카드를 내놓으라고 강요하기도 했다.

또 회사 기업은행 계좌 잔액을 무단으로 이체했다. 11월 10일 회사 계좌에서 1억 5000만 원을 본인 계좌로 이체했다. 같은 달 16일 본인의 변호사 비용으로 1억 7000만 원을 변호사에게 이체했다. 한 씨가 무단으로 인출한 회삿돈만 무려 7억 6700만 원에 달한다.

앞서 올해 4월 대우산업개발은 분식회계 의혹으로 압수수색을 받았다. 회사 오너인 이상영 회장은 지난 6월까지 한 씨 몰래 내부 감사에 착수했다. 이후 한씨의 비리가 다수 드러나기 시작했다.

다수 매체와 회사에 따르면 한 대표는 지난해 4월 6일 김 모 씨로부터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한남리버힐 제A동 203호, 204호를 각각 38억 원, 합계 76억 원에 매수했다. 한 대표는 김 모 씨에게 지급할 주택 구매대금을 회삿돈을 빌려 지급했다.

김 모 씨 명의 계좌에 △2021년 4월 6일 6억 6000만 원 △4월 15일 7억 6000만 원 △5월 7일 7억 6000만 원 △5월 20일 53억 2000만 원 등 합계 75억 원을 입금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한남리버빌 취득 관련 등기와 취등록세 처리를 위해 모 법무사 명의 계좌로 10억 2971만 9120 원을 회삿돈으로 입금했다. 총 85억 원을 대여금 명목으로 회사로부터 빌린 것이다.

대표이사가 회삿돈을 차입할 경우 이사회 승인을 거쳐야 하는데, 한 대표는 이사회와 논의조차 하지 않았고 사적인 목적으로 회삿돈을 사용한 후 이를 변제하지 않았다.

심지어 해당 빌라 유지보수 등 임대관리에 회사 임직원들을 동원했다고 알려졌다. 한 대표가 사들인 한남리버힐 리모델링 공사비는 회사 아파트브랜드인 '이안' 주택전시관을 리모델링 한 것으로 기안서를 작성해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에 따르면 한 대표는 지난해 6월 배우자 소유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 이에 따른 비용 1억 3970만 원을 회사에서 지급했다. 회사 사무실 인테리어 공사를 변경, 추가하는 것으로 허위 기안을 작성해 추가 공사비 명목으로 지급했다.

한 대표의 비위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8월에는 30대 내연녀 A씨에게 회사 법인카드와 외제차를 제공했다. 한 대표는 8월 17일 직원에게 메신저로 관계사 DW바이오에서 1억 6169만 원을 빼내 자동차 리스업체에 자기 명의로 송금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A씨가 8월 한 달 동안 법인카드로 사용한 금액은 380만 원으로, 대부분 쇼핑, 식사, 주유비로 사용됐다.

특히 내연녀 A씨의 이력서를 조작해 회사 임직원으로 채용하려는 시도도 했다. 심지어 내연녀 가족을 관계사에 직원으로 등록하도록 강요하기도 했다. 이후 회사 내부에서 A씨 학력과 이력이 거짓임이 밝혀지면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조합을 통해 입수한 풍화자산개발 리스 내역표에 따르면 한 대표 자신도 레인지로버4.4, 레인지로버 5.0, 페라리812 등의 차량을 이용하고 있었다. 매월 400만~500만 원의 리스료를 사용했고, 2016년 9월부터 현재까지 한 대표의 차량 리스 금액만 5억 9300만 원에 이른다. 관계사인 스토비와 디더블유바이오를 통해서도 비업무용 차량을 리스하고 기사 급여까지 지급하도록 했다.

대우산업개발 노조와 사측은 한재준 대표이사의 비위 행위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업무상 횡령과 배임) 혐의로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한 대표 측은 한 언론을 통해 "현재 이상영 회장과 한 대표 간 경영권 분쟁이 가중되면서 이 회장 쪽에서 한 대표에 대한 의혹들을 쏟아내는 중"이라고 반박했지만, 대우산업개발 노·사는 지난 16일 기자간담회를 가지고 "한재준 대표의 비위에 관한 모든 자료들이 존재한다"며 "한 대표의 반박은 증거가 없는 말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상적인 대표이사직을 수행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 내부적으로 새로 조직을 정비해서 정상화 하려는데 관련법인의 인감·법인카드 등이 다 제재를 당하는 상태에서는 회사 운영이 굉장히 힘들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한 대표는 지난 11월 28일 경찰에 출석해 의혹 관련 입장을 소명한 상태로, 해당 건과 관련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민형사상 조치를 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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