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지주사 전환, 35.1% 반대로 부결

현대백화점 CI. 사진=현대백화점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현대백화점(069960)이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지주사 전환 계획에 실패했다.

현대백화점은 10일 오전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인재개발원에서 지주사 전환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열었다. 주요 안건은 지주회사인 현대백화점홀딩스(가칭)를 설립하고 현대백화점을 분할존속회사로 두는 인적분할 건이다. 

해당 안건은 참석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통과가 무산됐다. 이날 임시주총에는 의결권 있는 전체주식수 중에서 1578만7252주 참석했고, 이중 찬성 주식수는 1024만2986주(64.9%), 반대주식수는 524만4266주(35.1%)로 나타났다. 

임시 주총 안건이 통과되기 위해선 참석주주의 3분의 2가 찬성을 해야한다. 이는 약 66.6% 수준으로, 현대백화점은 1.7%포인트 차이로 안건이 부결된 셈이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9월 16일 이사회를 통해 투자부문 및 사업부문을 분할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인적분할 방안을 결의했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으로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백화점업의 성장성 한계를 극복하고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포부다. 

다만 시장에선 인적 분할로 대주주의 지배력은 강화되지만 소액 주주의 이익은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31일 분할 이후 자사주 소각 및 확대된 배당 정책을 포함한 주주환원정책 추진 계획을 공시하기도 했지만, 인적분할 의안은 결국 정족수 미달로 통과되지 못했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임시 주총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백화점은 "그간 추진해왔던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시장의 우려를 고려해 신중하게 추진했던 분할 계획과 주주환원정책이 주주분들께 충분히 공감받지 못한 점에 대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이 부결됨에 따라 그간 추진해왔던 인적분할 및 분할을 전제로 시행 예정이었던 계획은 진행하지 못하게 됐다"며 "향후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재추진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같은 날 열린 현대그린푸드의 임시주총에선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이 최종 가결됐다. 이에 현대그린푸드는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계속해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는 앞으로도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시킬 수 있는 방안을 심도 있게 모색해 나가겠다"며 " 적극적인 자세로 주주와 시장의 다양한 의견에 귀기울이며 긴밀한 소통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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