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으로 집수리 외제차 구입 등 배임액 200억대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 회장 (사진=연합뉴스)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 회장 (사진=연합뉴스)

[증권경제신문=노지훈 기자] 계열사 부당지원과 횡령·배임 혐의로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회장이 또 다시 구속되면서 한국타이어 비상경영이 현실화됐다.

9일 서울중앙지법은 이른 새벽까지 이어진 조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마친 뒤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로써 조현범 회장은 지난 2019년 12월 하청업체로부터 납품 대가로 수억 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된 것에 이어 두 번째 구속이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 출범 뒤 처음 구속된 대기업 총수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앞서 지난 해 11월 공정위는 한국타이어 소속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한국프리시전웍스로부터 타이어몰드를 고가로 구매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80억원을 부과하고, 한국타이어를 고발했다.

공정위 조사결과 한국타이어는 2014년 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약 4년 동안 총수일가가 지분을 가진 한국프리시전웍스를 지원했고, 이 과정에서 주주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의 '배당금 잔치'도 이뤄졌다.

무엇보다 구조적으로 한국타이어가 100% 자회사로 두고 거래했다면 고스란히 이익 실현이 가능했지만, 총수 일가와 지분을 나눠 가지면서 결과적으로 회사는 손실을 보게 됐다. 특히 검찰은 이 과정에서 조 회장이 개입한 것으로 판단했다.

여기에 검찰조사에서 조 회장은 회삿돈을 지인에게 빌려주거나 개인 집수리, 외제차 구입 등에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조 회장이 이렇게 유용한 회사 자금만 200억원대로 파악하고 있다.

조 회장이 구속됨과 동시에 한국타이어는 "기업 경영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그룹 리더십 공백으로 인해 대규모 투자, 인수합병(M&A) 지연 등 신성장 동력 개발의 위축이 걱정된다"는 짤막한 입장을 내놨다. 일각에서는 조 회장의 공백인 만큼 이수일 대표 중심으로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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