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경제신문=김하영 기자]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지나친 배당을 자제하라는 압박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SC제일은행(은행장 박종복)과 한국씨티은행(은행장 유명순) 등 주요 외국계 은행이 해외 본사에 2300억원 규모의 배당을 결정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전날인 16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1600억원의 결산배당을 의결했다. 배당은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앞서 SC제일은행은 지난 2021년 800억원을 배당한 바 있는데, 배당 규모가 전년 대비 2배로 늘어난 것이다.

배당 확대는 실적 개선에서 비롯됐다. SC제일은행의 지난 2022년 당기순이익은 390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배 이상 급증했다. 

SC제일은행 측은 “주로 이자이익 성장 및 지난 2021년 4분기 대규모 특별퇴직 비용(2527억원)에 따른 기저 효과 등에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자이익의 경우 1조2287억원으로 전년보다 21.5% 증가했다.

한국씨티은행도 지난 2월 15일 정기 이사회에서 732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오는 30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배당을 확정할 예정이다.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지난 2021년 소비자금융 부문 철수에 따른 희망퇴직 비용 등으로 796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배당을 하지 않았었다. 지난 2019년에는 652억원, 2020년에는 465억원의 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 

외국계 은행들의 이 같은 배당 확대는 금융당국이 과도한 배당 자제를 요구하면서 배당에 눈치를 보고 있는 시중은행들과는 대비되는 행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배당을 많이 하려면 위험가중자산 비중을 낮춰야 하므로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중·저신용자에 대한 신용공여가 불가능해진다”며 “또 중장기적으로 금융회사의 성장과 관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의 배당금은 사실상 전액 본사로 보내진다.

SC제일은행은 ‘스탠다드차타드 북동아시아법인(Standard Chartered NEA Limited)’이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한국씨티은행의 최대주주는 미국 ‘씨티뱅크 오버씨즈 인베스트먼트 코퍼레이션’으로 미국 씨티그룹이 100% 출자했으며, 지분율은 99.98%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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