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은 전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노선조정, 조직슬림화, 항공기 업그레이드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제공=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가 '생존'을 위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항공노선 조정 및 조직슬림화, 항공기 업그레이드 등을 시행할 예정이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도 실시한다.

아시아나항공은 30일 이 같은 내용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약진과 외항사의 급격한 공급증대로 경쟁이 격화되고, 국내선과 중단거리 국제선 시장점유율과 평균 수입 하락으로 고비용ㆍ저효율 구조가 고착화하자 이를 통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다.

경영정상화 방안에는 ▲지점 통폐합에 따른 지점장 36명 철수 ▲예약·발권부서(CQ) 아웃소싱 ▲국내 공항서비스 아웃소싱 ▲객실승무원 운영 변화 ▲임원 임금삭감 및 차량 반납 ▲희망퇴직 ▲안식휴직 등이 포함됐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이날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한 후 "단기적 처방이 아닌 생존을 위해서"라며 "2017년 이후에는 반드시 경쟁력을 회복하고 체질을 개선해 지속 성장하는 회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큰 풀서비스 캐리어(FSC) 대형 항공사인 아시아나는 그동안 시장점유율 하락과 수익성 훼손이라는 이중고를 겪어 왔다.

제주항공을 필두로 한 저비용항공사(LCC)가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항공업계의 판도를 바꿔놓고 있는 동시에 지난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터지면서 아시아나는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시아나는 지난 2분기(별도 기준) 61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고 3분기 영업이익도 312억원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김수천 사장

아시아나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먼저 항공노선을 조정한다.

내년 상반기 새로 취항하는 '에어서울'에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일본 지선과 동남아 심야 항공 등 11개 노선을 순차적으로 이관한다.

또 내년 2월과 3월에는 블라디보스톡과 양곤·발리의 운항을 각각 중단할 계획이다.

조직 슬림화도 진행한다. 국내 지점을 23개에서 14개로, 해외 지점을 128개에서 92개로 축소한다. 통합적이고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한 부분을 제외한 업무들은 모두 전문업체에 맡긴다.

특히 지점 통폐합으로 발생한 유휴인력과 업무가 외주로 바뀌는 부서의 직원들이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한다. 창사 이래 처음이다. 

이에 대해 내부적으로는 전체 직원의 10% 이상에 달하는 규모가 감축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아시아나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못박았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역시 인위적인 인원 감축에 대해 "인위적으로 얼마나 하겠냐"며 "(김수천) 사장이 잘 할 것"이라고 조직 재편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한편 전날인 29일 박 회장은 그룹 전체 지배구조의 핵심인 금호산업에 대한 인수대금을 KDB산업은행에 완납하며 6년만에 금호산업을 되찾았다.

박 회장은 채권단으로부터 금호산업 지분 50%+1주를 7228억원에 매입키로 하고 CJ 등 대기업의 도움으로 자금을 마련해 완납했다. 이는 워크아웃으로 해체된 기업 오너가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해 그룹을 되찾은 첫번째 사례로 기록됐다.

하지만 그룹 재건 과정에서 발생한 빚으로 비용 부담이 커지자 아시아나항공의 구조조정을 택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아시아나항공 내부에서의 불만여론을 쉽사리 잠재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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