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가진 가난한 사람도 있지만, 집 없는 가난한 사람은 더 많다”

정부와 시중 은행들이 본격적으로 하우스푸어에 대한 구제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주택을 소유하고 빈곤한 하우스푸어들과 주택도 없이 빈곤한 렌트푸어들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11월 포털사이트 ‘다음’ 이슈토론방에 ‘하우스푸어, 어떤 구제책 필요할까’라는 주제의 글이 올라왔다. “집을 소유하고 있지만 집값이 계속 떨어져 나날이 힘들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들에서 각종 구제상품을 선보이고 있지만 도움이 되긴 어려워 보인다. 어떤 구제책이 있어야 도움이 되겠나”라는 토론 주제였다.

▲ <사진=다음 이슈토론방 캡처>

이 같은 토론주제에는 현재까지 무려 2,400여 건의 댓글이 달려 있다. 특히 최근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하우스푸어 지원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지난달 17일 시중 은행들도 채무조정에 나서는 등 본격적 구제책이 이뤄지자 댓글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올라오는 대부분의 댓글들은 하우스푸어 구제책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나무’라는 닉네임을 쓴 누리꾼은 “집 가진 가난한 사람도 있지만, 집 없는 가난한 사람은 더 많다”며 “그들은 자신의 욕심으로 집을 키우고 늘려갔다. 대출을 욕심껏 받아서, 그것을 왜 렌트푸어들의 세금으로 구제해야 하는지 논리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닉네임’이라는 누리꾼은 “개인이 투자해서 실패한 것을 왜 나라에서 책임져야 하나”라며 “도덕적 해이만 부추길 뿐이다. 가진자가 싸게 팔아 손해를 최소화하든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집값 올랐으면 오른 만큼 세금으로 헌납할거였나? 그럴 거 아니면 집값 안 오른다고 도와주면 안 된다”며 구제책 자체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또, “렌트푸어가 더 불쌍하고 돈도 없어 최우선 지원 대상인 걸 현 정부는 아는지 모르겠다”, “싸게 팔면 될 것을 버티니 안 팔리고 하우스푸어 된 것을 웬 구제”, “구제해줄 돈 있으면 돈 없어서 월세 사는 사람들 먼저 구제해 달라”, “주택을 주거 형태가 아닌 재산증식을 목적으로 한 투기의 결과물이므로 절대 도와주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구제책이 존재한다면 또 다른 투기세력을 키울 뿐이다” 등 비판적인 글들이 줄을 이었다.

반면, “하우스푸어들을 위한 대책이라고 해서 정부가 손해보고 무조건 퍼주는 정책이라고 생각되진 않는다”며 “정부가 아무런 대책 없이 뒷짐지고 있는 것보다야 훨씬 나아보인다”는 소수 의견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집을 가진자와 안 가진 사람과의 차이일뿐 어떻게 보면 가진자가 더 가난하다고 볼 수 있다”며 “투기가 아니고 살려고 집을 샀는데 이자가 수입의 반이 넘는다. 이자라도 낮춰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하소연을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얼마 대출 받으면 얼마 이자낸다는 거 알고 산 것 아니냐”는 반박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박근혜정부 들어 하우스푸어에 대한 구제책과 지원책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이 같은 렌트푸어들의 반발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울러, 월세 세입자 등 렌트푸어들에게도 정부가 형평성에 맞는 지원책을 내놓을지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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