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온다, 최친박 친정체제 완성”

▲ 5일, 민주당 김한길 대표를 예방한 김기춘 신임 대통령비서실장<사진=민주당>
박근혜 대통령이 새로 임명한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에 대해 민주당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김기춘 실장이 1992년 14대 대통령선거 당시 이른바 ‘초원복집’ 사건의 핵심 당사자였던 이유 때문이다.

초원복집 사건은 당시 대통령선거를 3일 앞두고 김기춘 법무장관이 박일용 부산지방경찰청장, 이규삼 국가안전기획부 부산지부장 등과 초원복집에서 대선 대책회의를 열며 김영삼 민자당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지역감정을 부추기도록 했던 사건이다.

“우리가 남이가, 이번에 안 되면 영도다리에 빠져죽자” “민간에서 지역감정을 부추겨야 돼” 등의 발언은 당시 이들이 초원복집에서 나눴던 정치공작 대화들로 아직까지 유명하다.

그런 김기춘 실장을 임명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민주당은 비난을 쏟아냈다. 이와 관련, 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전병헌 원내대표는 “실망스럽고 걱정스럽다”며 “게다가 섬뜩한 공안정국 조성인사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김기춘 실장에 대해서는 “유신헌법 초안 작성자로 그와 같은 인식이 여전히 남아있지 않을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또 89년 노태우 정권 시절에는 공안정국 조성을 통해 당시 김대중 야당총재 탄압에 앞장섰던 분이다. 92년 대선을 앞두고 지역감정 조장과 관권선거를 모의했던 초원복집 사건의 당사자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04년도에는 한나라당 법사위원장을 맡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했던 장본인이기도 하기 때문에 정말 걱정스러운 인사가 아닐 수 없다”고 개탄했다.

홍경식 신임 민정수석에 대해서는 “화물연대 파업, 탄핵 촛불시위 등 시국사건을 전담해온 특수 공안통”이라며 “민생파탄과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공안통을 주변에 모아 무엇을 하자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이언주 원내대변인도 현안 브리핑에서 “면면을 들여다보면 너무나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올 지경”이라며 “전문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우리와는 다른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듯한 분들로 인해 역사가 거꾸로 흐르고 있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고 맹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박정희의 유산’, 7인회의 멤버로 활동했던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의 신임 비서실장 임명은 국민을 아연실색케 한다. 김 신임 비서실장은 유신 정권 공안검사였으며, 한국 헌정사의 최대 오욕 중 하나인 72년 유신헌법의 초안 작성자로 지목된 바 있는 인물”이라며 “게다가 초원복집 사건의 주요 인물이며,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사건 때 헌재에 탄핵 의결서를 직접 접수하기도 했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이어, “청와대 인사검증을 책임지고 있는 민정수석에 공안통 홍경식 전 서울고검장을 임명하고, 야당과 협상 실무책임자로 나설 정무수석에 경험이 전무한 직업외교관 출신 박준우 전 EU(유럽연합)ㆍ벨기에 대사를 임명한 것은 출범 후 계속 지적되어 온 인사시스템이나 야당과의 관계는 신경 쓰지 않겠다는 오만함이 읽혀진다”며 “업무의 전문성과 중요도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인사”라고 지적했다.

박용진 대변인도 “한 마디로 최친박 친정체제의 완성이며, 7인회라 불리는 인의 장막이 다시 대통령 주변에 쳐지는 느낌”이라며 “집권 5개월 만에 범친박계에서 최친박계로의 청와대 개편이 국민들에게 희망이 아닌 절망을 떠올리게 해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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