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9년, 강남구 8년치 소득 모아야 전셋집 마련

전셋값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시내 아파트에 살려면 도시근로자 5년치 월급을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114가 지난 6월말 현재 전국 아파트 699만여 가구의 전셋값과 통계청의 도시근로자 가구(2인 이상 기준) 연소득을 비교 분석한 결과, 올해 전셋값 상승에 따른 부담이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3일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서초구는 9년, 강남구는 8년 동안 한 푼도 안 쓰고 저축해야 아파트에 전셋집을 마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수도권의 전세값에 따른 가계부담은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올 2분기 가계소득대비 아파트 전세값은 전체 평균이 3.70배, 99∼132㎡(30평형대) 크기는 근로자 소득의 4년치에 육박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도시근로자가 급여 등의 소득을 이 기간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이 크기의 수도권 아파트에 들어갈 수 있는 셈이다.

가계소득대비 전세값은 2011년 전세값이 급등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2011년 말 기준 가계소득대비 전세가격은 전국 3.04배, 전국 99~132㎡미만 3.37배, 수도권 3.99배, 수도권 99~132㎡미만 3.74배를 기록했다.

지난 6월말 기준으로 지역별 가계소득대비 아파트 전세가격은 서울 5.22배, 경기 3.09배, 부산 2.80배, 대구 2.74배, 대전 2.62배로, 을산 2.58배, 인천 2.22배, 광주 2.03배로 나타났다.

서울시내 주요 구별로는 서초 9.02배, 강남 8.31배, 용산 7.24배, 송파 7.17배 등 순으로 높았다. 그나마 전세가가 싼 노원(3.16배), 도봉(3.17배) 등도 3배는 넘었다.

지난해의 경우 소득 상승폭에 비해 전세가 오름폭은 비교적 작은 덕분에 이 배율이 3.86배로 낮아졌지만 올해 다시 전세시장이 꿈틀거리면서 지난 상반기에 벌써 역대 최고치에 근접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두 달 사이에만 서울의 전세가격이 2%가량 올랐다”며 “가을철 전세난이 심화되면 연말에는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울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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