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대통령이 야당과 진솔한 대화 나눴으면 좋겠다”
새누리당 비박계 중진 이재오 의원과 정몽준 의원이 10일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노숙투쟁을 펼치고 있는 서울광장 앞 천막 당사를 찾았다. 이재오-정몽준 의원은 당과 무관하게 개인적 자격으로 김 대표를 찾았으며, 이 자리에서는 정국 해법에 대한 대화가 오갔다.
김한길 대표를 찾은 정몽준 의원은 먼저 “이재오 의원이 야당 원내대표고 김한길 대표가 여당 원내대표 때는 북한산 가서 냉수 마시고 잘 됐다”며 열린우리당 시절의 인연을 소개했다.
그러자, 김한길 대표는 “과거 이 의원과 원내대표로서 파트너였을 때는 격의 없이 수시로 만나 솔직한 대화를 통해 여야 관계를 풀었다”면서 “지금은 상황이 그렇지 않아 안타깝다. 여야 간에 진솔한 대화로 관계가 복원됐으면 좋겠다”고 우회적으로 박근혜 대통령과의 영수회담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또, 박 대통령과의 영수회담 진척 상황에 대한 이재오 의원의 물음에 “그것을 앙망하고 여기 있는 것은 아니다”며 노숙투쟁이 영수회담 성사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밝혔다. 그러면서 “들어갈 명분을 만들어 달라는 것도 아니고 문제의 근본에 대해, 문제를 푸는 법을 제시해 달라는 것”이라며 국정원의 대선 개입에 대한 박 대통령의 입장 표명과 ‘국정원 개혁’이 원내 복귀의 전제조건임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국정원과 같은 권력기관이 정치 전면에 나서 정치가 실종되는 일이 있으면 안 된다”며 “어떻게든 대통령께서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김 대표를 이해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정몽준 의원은 “국회는 야당이 없으면 일을 못한다. 박 대통령께서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잘 알기 때문에 잘 해결되리라 기대한다”며 “국정원이 자체적으로 개혁안을 만든다고 하니, 법안이 넘어오면 여야가 합의로 보완하면 될 것”이라고 김 대표를 설득했다.
한편, 민주당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이재오-정몽준 두 의원의 방문과 관련해 “정몽준 이재오 의원은 각자 국정원 개혁에 대해 생각을 말씀했고, 국정원 개혁에 여야의 공감대가 있기에 국회에서 야당과 충분히 논의해서 풀어나갔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어, “이재오 의원은 이전 새누리당내 중진의원 모임을 상기하면서, 본인이 권력기관이 전면에 나서면 정치가 실종되는데, 그런 면에서 국정원장과 감사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발언을 한 바가 있다고 말했다”며 “또 이재오 의원은 대통령께서 야당과 진솔한 대화를 나눴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