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혐의를 받고 있는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포커스뉴스>

검찰이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된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을 구속했다. 검찰의 롯데그룹 비리 의혹 수사 이후 오너일가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부장판사는 7일 배임수재 및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신 이사장을 구속했다.

조 부장판사는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영장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검사 박찬호)는 4일 신 이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롯데그룹 비자금 관련 수사가 시작된 이후 오너일가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첫 사례였다.

검찰에 따르면 신 이사장은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전 대표에게 롯데면세점 입점 특혜 제공 대가로 20억원 가량을 제공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신 이사장에 대한 의혹은 네이처리퍼블릭 화장품의 PX 군납 청탁 대가로 뒷돈을 챙긴 혐의로 구속기소된 브로커 한모(58)씨에 대한 검찰수사 도중 불거졌다.

한씨는 법조계와 재계를 중심으로 신 이사장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인물로 검찰은 한씨가 신 이사장과의 친분을 내세워 네이처리퍼블릭이 롯데면세점에 입점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초밥집 프랜차이즈 업체 G사 등으로부터 면세점 입점 로비 명목으로 10억원을 챙긴 혐의도 있다. 이 밖에도 딸들을 bnf통상 임원인 것 처럼 등록해 40억원 상당의 급여를 챙겨준 혐의도 있다.

검찰은 지난달 11일 구속된 면세유통업체 비엔에프(bnf)통상 이모 대표를 수사하던 중 신 이사장이 정 전 대표에 대한 특혜를 직접 지시했다는 내용의 진술도 확보했다.

bnf통상은 신 이사장과 그의 아들 장모씨가 지분 100%를 소유한 회사로 알려져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 대표는 조사 과정에서 신 이사장이 네이처리퍼블릭 매장 입점을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이 대표는 또 "신 이사장이 지시해 네이처리퍼블릭 매장 위치도 유리한 쪽으로 바꿔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이사장에 대한 혐의를 확인한 검찰은 지난 1일 오전 10시 신 이사장을 소환해 17시간에 걸친 고강도 수사를 벌인 바 있다.

이날 변호인과 재단관계자 등을 대동하고 오전 9시 35분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 모습을 드러낸 신 이사장은 각종 의혹에 관한 질문에 "검찰에서 성실히 답변하겠다", "검찰에서 모든 사실을 말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롯데 비자금 관련 질문에는 "죄송하다"고 답변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한편 롯데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5일 롯데그룹 광고계열사인 대홍기획의 자회사 1곳과 거래업체 2곳 등 3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대홍기획을 수사하던 중에 자회사와의 수상한 거래 정황을 포착해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홍기획은 롯데정보통신, 롯데피에스넷 등과 함께 롯데그룹 계열사들로부터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대홍기획이 롯데그룹의 비자금 조성 창구로 활용됐다고 의심하고 있다.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광고가격을 부풀려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이에 앞서 검찰은 롯데케미칼과 일본 롯데물산간의 거래 내역 확보를 위해 4일 법무부에 형사사법 공조를 요청했다.

앞서 검찰은 롯데케미칼 측에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일본 주주들의 반대 등을 이유로 거부당했다.

검찰은 롯데케미칼에 대한 조사와 함께 지난 3일 일본에서 귀국한 신동빈 회장에 대한 수사 역시 서두를 방침이다. 검찰은 조만간 신 회장을 소환해 비자금 조성 의혹과 계열사간 부당거래 의혹 등을 수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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