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경쟁력 일시적 상승, 장기적 소비-투자 증대는 어려워

국제유가 마지노선인 배럴당 50달러가 붕괴되면서 48달러를 기록했다.

세계 경기 침체로 인한 원유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달러 강세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유가 하락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제유가 하락에 아랑곳하지 않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해 과감히 증산을 시도를 하고 있다.

특히 올해 2월 미국과 유럽에 대한 수출단가를 인하한다고 밝히면서 국제유가 하락을 부추기는 한편 미국 세일가스 업계를 전방위로 압박하고 나섰다.

 

최근 유가하락 지속에 대해 그동안 미국은 한발 빗겨선 형국으로 인식됐다. 심지어 유에스투데이는 유가급락과 저유가 장기화로 인한 승자와 패자를 구분하면서 승자로 미국, 일본, 중국, 사우디를 꼽고 나섰다.

그러나 이미 우려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현 세계유가 하락세는 미국의 세일가스 대규모 개발이 시발점이 됐지만 촉매제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패권 전쟁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미국 셰일가스 개발은 일반 원유 시추보다 채굴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5달러 선으로 알려진다.

현 국제유가 하락세가 지속되면 미국 셰일가스 업계는 진퇴양난에 빠지고 심지어 ‘유류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도래할지 모른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 신문은 "유가 하락이 계속되면 미국 셰일기업의 채산성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유가판’ 서브프라임사태도 일어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고, 블름버그 통신도 "미국 셰일 채굴업계가 과도한 설비투자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재정압박에 시달리고 있자"며, "일부 기업은 부도 위험에 직면해 자산을 매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저유가 지속으로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2015년 경제성장률 4%를 전망하면서 실물경기에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지만 현재 바닥을 알 수 없는 유가 하락은 미국호의 경제 순항을 쉽게 예단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한편 국제유가 하락은 한국경제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우선 원자재 값 절감으로 생산효율성이 증대되고, 이는 달러 강세와 함께 일시적으로 수출경쟁력에 도움이 될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 소득증대로 인한 소비와 투자 증대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저유가 장기화는 소비자들의 구매력 증가를 불러와 경제 활성화의 주춧돌 노릇을 할 것이라고 보는 경제전문가도 있지만, 한국 같이 부동산 시장이 큰 국가는 실물경제와 연동되는 물가하락이 부동산 같은 실물자산의 가치하락을 동반하면서 불황의 그늘을 더 짙게 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시 말하면 저유가 지속은 실물경기 침체를 불러와 국내 경제에 큰 호재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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