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지주회사 체제 전환 '미적'…"중간금융지주 도입 필요"

국내 지주회사가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해 162개를 기록했다. 하지만 대기업집단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은 수 년째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일 발표한 '2016년 9월 말 기준 162개 지주회사 및 소속회사의 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지주회사는 162개로 지난해 140개보다 22개 증가했다. 

일반 지주회사 35개가 신설되고 13개가 빠졌다. 금융 지주회사는 1개가 신설되고 1개가 제외됐다.

<제공=공정거래위원회>

◆ 대기업, 지주회사 체제 전환 '미적미적' 

지주회사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지만 대기업집단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은 수년째 정체됐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대기업집단은 작년 15개에서 올해 8개로 감소했다. 이는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상향 조정(자산총액 5조원→10조원)했기 때문이다.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 조정 영향을 제외하면 2014년(15개) 이후 변동이 없다.

공정위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지 않은 대기업집단은 대부분 금융사나 순환출자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7개 대기업집단(금융지주회사를 보유한 농협 제외) 가운데 5개 집단이 6개 금융사 보유하고 있다.

지주회사 162개의 평균 자산 총액은 1조5237억원으로 지난해 1조5955억원 보다 소폭 감소했다. 자산 총액 1000억원 이상 5000억원 미만인 중소 규모 지주회사가 103개로 전체 지주회사의 63.6%를 차지했다.

또 지주회사의 평균 부채 비율은 40.2%로 법상 규제 수준(200% 초과 금지)보다 낮고, 지난해(41.6%) 보다 소폭 감소했다.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집단 소속 지주회사(8개 집단, 14개 사)의 평균 부채 비율도 법상 규제 수준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제공=공정거래위원회>

◆ 지주회사 당 평균 10.4개의 계열회사 거느려

지주회사는 평균 10.4개의 소속회사(자·손자·증손회사)를 지배하고 있으며, 평균 자·손자·증손회사 수는 각각 4.9개, 5.0개, 0.5개였다.

지주회사로 전환한 대기업집단 소속 지주회사(8개 집단, 14개 사)는 평균 26.0개의 소속회사를 지배하고 있으며, 평균 자·손자·증손회사 수는 각각 8.8개, 15.4개, 1.8개로 나타났다.

또 지주·자회사의 자·손자회사에 대한 평균 지분율은 각각 74.1%, 78.5%로 법상 규제 수준보다 높게 보유하고 있다.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집단(8개)의 지주회사 편입율은 74.4%로, 전체 429개 계열회사 중 319개를 지주회사 체제 안에 보유 중이다.

나머지 110개 계열회사는 총수일가 등이 지주회사 체제 밖에서 지배 중이다. 체제 밖 계열회사 110개 중 28개가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율' 대상 회사이다.

이들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집단 7개 중 5개 집단이 6개 금융사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SK'는 지주회사 체제 안에 1개 금융사를 보유하고 있고, 'LG' 등 4개 집단이 5개 금융사를 지주회사 체제 밖에 보유하고 있다.

<제공=공정거래위원회>

◆ 공정위,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 서둘러야"

123개 지주회사의 총수 또는 총수일가(총수 포함)의 평균 지분율은 각각 38.7%, 56.4%였다.

지주회사로 전환한 대기업집단 소속 지주회사(7개 집단 8개 지주)의 총수 또는 총수일가(총수 포함) 평균 지분율은 각각 35.2%, 48.6%였다.

이들 123개 지주회사 중 총수가 직접 또는 총수일가가 최다 출자자인 경우가 대부분(96개)이고, 일부는 계열회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소유(13개)하고 있다.

지주회사도 전환한 총수있는 대기업집단 7개는 지주회사 비전환 집단 14개 보다 단순·투명한 출자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일반 대기업집단은 통상적으로 복잡한 출자구조를 가지고 있는 반면,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집단은 수평·방사·순환형 출자가 거의 없다.

또 지주회사 비전환 대기업집단은 평균 5.6단계의 출자구조를 가진 반면,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집단은 평균 3.0단계에 불과했다.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평균 16.0%로 지난해 17.7%보다 1.7%p 감소했다. 일반 대기업집단(26개, '농협' 제외) 평균 12.5%보다 높았다.

이들의 내부거래 비중은 16.2%인데 반해, 체제 밖 회사는 13.6%이었다.

김정기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규제 필요성이 큰 대기업집단, 특히 금산복합 기업집단의 지주회사 전환은 최근 정체되어 있다"며 "상호·순환 출자 해소, 금융·비금융사 간 출자 절연을 전제로 금융사 보유를 허용하는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 도입 등을 통해 지주회사 전환을 유도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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