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 부채 많아 원화 절하되면 상환부담 그만큼 커져

<제공=대한항공>

올해 대한항공의 경영에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해 신용등급 강등에다 아시아 대형항공사들 가운데 최악인 1000%에 육박하는 부채비율로 마감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원화 약세로 인한 외채 상환 비용의 증대가 예상돼  올해 대한항공 투자자들에게 더더욱 힘겨운 해가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8일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자체 분석가들의 조사를 토대로 원화가 올 12월까지 미국 달러화에 대해 약 7% 절하될 것으로 예측했다. 대한항공의 외화 부채는 전체 부채의 70%가 넘는다.

대한항공의 최신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현재 대한항공의 총부채는 14조7200억원(130억달러)이다. 이 가운데 62.5%는 달러, 11.9%는 여타 외화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달러 차입금 가운데 약 5억8900만달러가 올해 상환이 도래한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의 총부채는 지난해 말 현재 4조4300억원이며 그 중 51.8%가 외화 부채다.

무디스의 자회사인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아시아나와 대한항공 둘 다 올해 신용등급 강등이 전망된다.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약 917%였다. 피치의 자회사인 한국기업평가의 김봉균 평가전문위원은 "그것이 4분기에는 쉽게 1000%를 넘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영업환경은 올해 덜 유리할 가능성이 있으며 항공사들은 부채 부담을 완화하기 더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신용등급 하향조정의 이유를 더 많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세계 대형항공사들 가운데 대한항공보다 부채비율이 높은 곳은 에어캐나다가 유일하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4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대한항공은 앞서 지난해 9월, 30년 만기 회사채 약 1억달러를 발행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이를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대한항공의 한 간부는 대한항공이 현재로서는 유상증자 말고는 자금조달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나온 한신평 보고서를 인용해 유상증자가 대한항공의 현금흐름에는 긍정적이지만 2016년에 예상되는 순손실 때문에 대한항공의 악화되는 재무구조를 눈에 띄게 완화하는 데는 충분치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홍중 한화자산운용 고정소득팀장은 "그들의 노력이 어떻게 실제 수치로 나타나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 "지금까지는 적절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대한항공이 4년 연속 연간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분석가들은 대한항공이 2016년 3990억원의 순손실을 낼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항공전문지인 '에어라인 위클리'가 6일(현지시간) 세계 72개 항공사의 2015년 9월~2016년 9월 실적을 분석한 결과, 대한항공은 101억900만달러로 매출에서 18위였고, 아시아나항공은 50억2500만달러로 28위였다.

영업이익에서 대한항공은 7200만달러, 아시아나항공은 6600만달러로 차례로 46위, 49위였다. 영업이익률은 차례로 9%와 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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