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뉴시스]

'국내 최고가' 롯데칠성을 비롯한 상장사들이 액면분할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주가 부양 효과가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단기적으로 주가가 오르는 효과가 있을 수 있으나 기업가치와 관계되지 않은 조치기 때문에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액면분할을 실시하기로 결정한 상장사는 총 12곳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칠성음료, 삼부토건, 풀무원, 화천기계 등 4개사가 액면분할 결정 공시를 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대동기어, 아이에이 등 8곳이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특히 '황제주'로 꼽히는 국내 최고가 롯데칠성음료가 10대 1 액면분할에 나서며 주목을 받았다. 롯데칠성의 액면분할은 1973년 6월 21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이후 46년 만에 처음이다. 10대 1 액면분할을 통해 현재 1주당 5000원인 발행가액이 500원으로 변경되면 주가 역시 10분의 1로 내려간다.

통상 액면분할을 실시하면 주가가 오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통주식수가 늘면서 투자자들의 거래가 쉽게 진행돼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 롯데칠성 측이 이번 분할 결정에 대해 시장 및 투자자의 요구에 대한 적극적 대응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소액주주들의 접근이 어려웠으나 이번 조치로 거래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액면분할은 롯데제과에 이어 시행되는 것으로 그룹차원에서 시장 가치 정상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롯데칠성은 아직 액면분할까지 두 달가량 남았지만 시장에서 기대감이 반영되며 이날 장 초반 전 거래일 대비 7만1000원(4.43%) 오른 167만1000원까지 가리켰다. 우선주인 롯데칠성우는 전일보다 15.26% 오른 77만원으로 개장했다.
 
다만 액면분할 이후 장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지는 알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액면분할이 거래를 활발하게 할 수 있더라도 기업가치와 관계되지 않은 조치이기 때문에 큰 영향은 주지 못한다는 의미다.

일례로 네이버는 지난해 10월12일 5대 1 액면분할을 실시한 첫날, 주가가 소폭 상승마감했으나 그 이후로 액면분할 전 주가(14만800원)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는 전일 기준 13만7500원으로 액면분할 이전 시점 대비 2.34% 하락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액면분할은 유동성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일부 인정되긴 하나 주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기업의 펀더멘털을 바꾸는 요소가 아니기 때문에 액면분할 자체로 주가 상승을 가져오지 않는다는 게 일반적인 학계의 시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황 연구위원은 "액면분할을 실시하는 시기에 해당 기업의 실적 전망이 어떨지에 따라 주가의 향방이 갈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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