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을 이기는 방법은 '우량한 주식을 매력적인 가격에 사는 것'
자본수익률(return on capital)과 이익수익률(earning yoeld)을 주목하라

주식시장에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최고의 투자비법이 있는데, 이른바 <BLSH 전략>이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Buy Low, Sell High)이다. 문제는 언제가 싼 것인지 아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저 ‘값이 싼 것’은 싸구려다. 그 상품이 가지고 있는 내재가치에 비해 싸게 거래될 때 사는 것이 ‘싸게 사는 것’이다.

필자도 오랫동안 기자와 방송앵커로서 주식시장에 몸담아 오면서 가장 좋은 투자전략은 ‘좋은 주식을 싸게 사는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우선순위를 굳이 정하자면 ‘싸게, 좋은 주식을 사는 것’이다. 같은 표현 같아 보이지만 확실한 안전마진을 확보하고 가능하면 싸게 사는 것이 중요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하기 위한 반복이다.

◇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책

-조엘 그린블라트 지음, 안진환 옮김, 시공사

우량한 주식, 매력적인 가격

그린블라트의 <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책>의 요점 또한 ‘우량한 주식을 매력적인 가격으로 구입하는 것’이다. 사실 이 한마디면 모든 설명이 끝난다. 더 분석할 것도 없고 더 확인할 것도 없다. 책의 내용도 이것이 전부이다.

오직 한 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우량한 주식’과 ‘매력적인 가격’의 기준을 잡는 것이다. 저자는 우량한 주식을 고르는 기준을 ‘자본수익률(return on capital)’로 잡았다.

“나쁜 회사의 주식을 매수하는 것보다 좋은 회사의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 낫다. 좋은 회사의 주식을 사는 한 가지 방법은 자사의 돈을 낮은 수익률로 투자하는 회사보다 높은 수익률로 투자하는 회사를 사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낮은 자본수익률을 내는 회사보다 높은 자본수익률을 내는 회사가 낫다.”

매력적인 가격의 기준은 ‘이익수익률(earning yield)’이다.

“주식을 살 때는 염가로 사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지불한 가격에 대해서 적게 버는 회사보다 많이 버는 회사를 사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낮은 이익수익률보다 높은 이익수익률이 낫다.”

저자가 말한 자본수익률(ROC)은 ‘이자와 세금 차감 전 이익(EBIT)/(순운전자본+순고정자산)’인데 총자산수익률(ROA: Return on Assets)로 대체할 수 있다.

매력적인 가격의 기준인 이익수익률은 ‘세금 차감 전 이익(EBIT)/기업가치(시가총액+순이자부담부채)’인데 주가수익률(PER: Price Earning Ratio)로 대체할 수 있다.

마법공식을 적용하는 방법

이 두 가지를 결합해 저자는 소위 ‘투자의 마법공식’을 제시하고 있다. 구체적 방법은 먼저 상장기업을 우량한 주식(총자산수익률) 순으로 나열하고, 매력적인 가격(낮은 PER) 순으로 나열한 후 두 가지를 더해 종합순위를 정한다. 이 가운데 20~30개 기업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순차적으로 매수한다. 1년 동안 보유한 후에 매도한다(상승하든 하락하든 매도한다). 이 과정을 수년간 반복한다.

이러한 과정을 최소 3년~5년 동안만 유지할 수 있다면 ‘확실히’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이러한 간단한 ‘마법공식’을 17년간 실제 투자에 적용한 결과 연평균 30.8%의 수익률을 거두었다. 같은 기간 시장평균이 연 12.3% 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탁월한 성과다.

개인투자자들이 살아남는 방법

이 책은 제목처럼 작은 사이즈에 200페이지 분량에 불과한 그야 말로 작은 책이다. 그러나 투자에 대해 던지는 메시지는 매우 강렬하다. 개인투자자들은 기업에 대해 공부하고 가치를 분석할 만 한 시간과 능력이 없다. 따라서 개별기업을 분석해 주식을 매수하는 행위는 성냥불을 들고 다이나마이트 공장을 뛰어다니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결국 개인투자자들이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좋은 주식을 싸게 사서 장기간 보유하는 것, 그리고 자신이 제시하는 마법공식에 의해 이를 기계적으로 쉽게 행할 수 있다고 말한다.

투자가 그렇게 간단한 것이겠는가? 너무 황당한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저자는 자신의 자녀들에게 스스로 돈을 버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책을 썼다고 말한다. 아울러 투자자와 독자들에게 돈 벌 생각만 하지 말고 투자에 성공 한 후 사회를 위해 어떻게 기여할지는 함께 고민하라고 이야기한다. 사람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하기 어려운 말이고, 투자의 세계를 관통해 성공하지 않았다면 제시하기 어려운 단순하지만 강력한 투자철학이다.

문제는 시간이다. 저자의 마법공식이 빛을 발하려면 최소 2~3년 혹은 3~5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 과연 ‘하루에도 열두 번’ 스마트폰을 통해 주식시세를 확인하는 현대의 투자자들이 긴 시간과 친구가 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예민수 증권경제연구소장(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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