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수의 투자백책]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예민수의 투자백책]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 예민수 증권경제연구소장
  • 승인 2019.03.05 1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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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전설적 투자자'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돈과 투자에 대한 생각
투자는 과학이 아니고 철학이다

“즐거움엔 끝이 없다.” 어느 TV방송국 광고카피다. 이를 인용 하면 투자 구루(Guru)들의 책을 읽는 것은 정말 즐겁다. 앙드레 코스톨라니(Andre Kostolany)를 만나면 정말 행복하다.

코스톨라니는 ‘주인과 개의 비유’ ‘뻬따꼼쁠리’ ‘우량주와 수면제’ 등 주옥같은 투자 어록을 시장에 남긴 인물이다. 80년간 투자자로서 강연자로서 활동하며 유럽주식시장의 전설로 남은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보기로 하자.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앙드레 코스톨라니 지음, 김재경 옮김, 미래의창

돈이란 무엇인가

돈에 대한 정의는 너무 나도 다양하다. 이와 관련해 코스토(코스톨라니)는 돈이 가져다 주는 재정적 독립에 가장 큰 의미를 두었다.

재정적 독립은 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 말할 수 있고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하고 싶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하기 싫다고 말할 수 있고 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서문)

그런 의미에서 코스토는 돈은 필요한 것이지만 마술사의 피리 소리에 조정 받는 뱀처럼 돈에 최면이 걸려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돈은 뜨겁게 사랑하되 차갑게 다루어야 한다.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 말의 한국어판 책제목이 되었다.

투자는 과학이 아니고 예술이다

단기간에 부자가 되는 방법이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째는 부유한 배우자를 만나는 것, 둘째는 유망한 사업아이템을 찾는 것, 세 번째는 투자를 하는 것. 그래서 그는 투자를 하게 됐고 부자가 됐고 어느 누구보다 투자하는 것을 즐기고 사랑했다.

투자가 무엇인가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이 정의하고 있는 데, 코스토는 투자를 과학을 넘어 예술이라고 표현했다. 초보 투자자들에게 투자는 시장 분위기나 감정(혹은 욕심)일 것이고 전문적인 투자자들은 많은 자료와 지표를 통해 이를 과학화시키려고 할 것이다. 코스토는 투자에 있어 이 같은 경영경제 지식보다 역사와 심리, 경험과 생각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투자를 예술의 경지에 이르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실제 그는 경제학이나 경영학 전공자들이 투자에서 크게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를 그들의 고정된 사고 때문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나는 어떤 투자자인가

그는 투자자를 세 부류로 구분했다. 단기투자자, 장기투자자, 순종투자자. 단기투자자에 대해서는 투자자라는 칭호를 부여하기 어려운 부류이며 주식시장의 사기꾼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사실 사기꾼은 아니고 주로 사기를 당하는 피해자인데 표현이 좀 과하긴 하다. 단기투자가 그 만큼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난 지금까지 80여 년간 증권계에 몸담아 왔지만, 장기적으로 성공한 단기투자자를 본 적이 없다. -코스톨라니

장기투자자는 ‘주식시장의 마라토너’라고 표현하고 있다. 장기투자자는 몇 십 년 뒤의 노후대책이나 후손들을 위해 주식을 사는 사람으로 우량주식에 투자하고 여러 나라에 골고루 투자하는 사람들이다. 장기투자는 언제 투자를 시작했든 장기적으로 이익을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장기투자를 추천한다고 이야기 한다.

그렇다면 코스토는 분명히 장기투자자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그는 자신을 순종투자자라고 말한다. 좀 생소한 단어다. 그는 순종투자자를 단기투자자와 장기투자자의 중간쯤에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가장 명확한 구분은 이것이다. “순종투자자는 옳든 그르든 독자적인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으며 이것이 단기투자자와 구분 짓는 결정적인 차이이다.”

주인과 개의 산책

코스톨라니는 이 책을 포함해 13권의 책을 저술했고 투자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그의 투자철학을 요약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 가운데 앞서 소개한 대표적인 생각 몇 가지만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어떤 사람이 개를 데리고 산책에 나선다. 주인은 평균적인 속도로 걸어가지만 오랜만에 산책에 나와서 기분이 좋은 개는 주인보다 때로는 안 참 앞서간다. 때로는 뭔가에 정신이 팔려서 주인보다 한 참 뒤처지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은 주인과 같은 지점에서 산책을 마치게 된다. 여기서 주인은 경제이고, 개는 증권시장이다. 결국 경제와 증권시장은 단기적으로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같은 방향으로 간다는 것이다.

투자에 필요한 4가지 요인(4G)

성공하는 소신파 투자자가 되려면 돈(Geld), 생각(Gedanken), 인내(Gedold) 그리고 행운(Gluck)이 필요하다(4G)는 독일어로 표현되어 있다. 그는 헝가리 출신으로 파리와 독일에서 주로 활동했다). 돈이 없거나 빚이 있으면 투자자는 인내를 가질 수 없다. 생각을 하지 않으면 남과 다른 전략을 세울 수 없다. 인내가 없으면 단기적인 손실을 견딜 수 없고, 행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인내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수면제와 우량주

주식시장은 워낙 변동성이 심하다. 게다가 개인투자자들은 군중심리에 휩쓸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코스토는 개인투자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방법을 제시한다.

지난해 나는 마지막 방법을 제시했는데, 그것은 수면제와 우량주를 동시에 사서 사이사이에 울리는 천둥 번개를 의식하지 말고 몇 해 동안 푹 자라는 것이다. 이 조언대로 하는 사람은 잠에서 깨어나는 순간 기쁘고도 경이로운 순간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코스톨라니

투자는 철학이다

생각할수록, 경험할수록, 공부할수록 드는 생각은 ‘투자는 철학’이라는 점이다. 성공하는 투자는 투자기법이나 기술, 투자자의 재능의 문제가 아니고 결국 생각의 문제, 철학의 문제이다. 그런 점에서 투자자들은 코스톨라니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역사책을 읽어야 하고 문학서적을 더 열심히 봐야 한다. 결국 주식시장은 기계에 의해서가 아니라 참여한 사람(인간)들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코스톨라니가 93세의 나이에 자신의 투자세계를 돌아보면서 쓴 책이다. 100세에 가까운 나이이지만 그의 까랑까랑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예민수 증권경제연구소장(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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