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 미국 연준에 무슨 일이?

미국 국채 10년물 추이

지난주 금요일 다우지수의 1.7% 하락보다 더 놀라운 것은 10년물 국채인 T-Note 금리의 급락(=채권가격의 급등)이었다. 어찌보면 채권 가격의 급등이 주식시장을 흔들어 다우지수의 급락을 낳았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무슨 일이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을까?

미국시간으로 19~20일 연준의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25~2.50%로 동결하고, 대차대조표 축소를 올해 9월에 종료하겠다고 선언했다. 한 마디로 긴축 기조를 해제하겠다는 뜻이다.

그런데 미국시간으로 22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로 스티븐 무어를 연준 이사로 지명했음을 알렸다. 연준 이사는 7석 중 현재 2석이 공석인데 그 중 한 자리를 스티븐 무어로 채운 것이다.

스티븐 무어는 지난 1년간 연준의 금리 이상을 극도로 비판해온 인물이다.

“연준이 단행한 (작년 9월과 12월의) 재앙적 금리 인상을 되돌려야 한다”, “작년 12월 금리 인상은 엄청난 실수(very substantial mistake)다”고 주장해온 것이다. 무어를 지명하자 월가에는 이제 금리인하 가능성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금리인하는 당연히 채권 가격이 올라가는 동력이고 그 결과 지난주 금요일 채권가격이 급등했고, 그 여파로 주식시장은 큰 폭 하락한 것이다.

[ 2 ] 글로벌 자금의 큰 줄기

현재 글로벌 흐름의 가장 큰 줄기는 채권펀드로 돈이 몰려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 14~20일 한 주 동안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펀드로 약 7억달러의 돈이 몰려들었다. 하이일드 본드 펀드에도 2억달러 이상 돈이 몰려드는 등 채권시장에는 자금의 홍수를 이루고 있으며 그러자 회사채, 정크본드 등 채권가격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글로벌 주식형펀드 자금 흐름 (단위 : 억달러)

주식형펀드는 찬밥이다. 3/7~13일 주간에 미국 주식형펀드로 254억달러나 순유입되며 1년만의 최고 순유입이라고 했지만 한 주만에 대규모 순유출을 보이고 말았다.

유럽 주식형펀드도 최악이다. 영국의 브렉시트와 프랑스의 노란조끼 사태를 금융계에서는 매우 크고 비관적인 사건으로 보고 있으며 유럽주식 공매도가 주식 트레이드들 사이의 인기있는 전략이라고 BOA-메릴린치 보고서에서 언급할 정도의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 추이

주식형펀드가 찬밥이기는 하나 우리나라가 속한 신흥시장 입장에서는 또다른 측면이 있다. 바로 미국의 금리 인하 분위기는 달러 약세 요인이라는 점이다.

선진국 vs 신흥시장 주식형펀드 (단위 : 억달러)

2월 중순 이후 신흥국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주춤하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주식형펀드만 보면 선진국에서는 나오고 신흥시장으로 유입되는 흐름이다.

글로벌 ETF 동향 (1~3월 중순, 단위 : 억달러)

올들어 글로벌 ETF 중 가장 자금이 많이 유입된 것이 VOO지만 2위가 신흥국 주식형 ETF다.

S&P500을 추종하는 것과 신흥국 주식을 추종하는 것이 비슷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바로 신흥국 통화가치의 상승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금리 인상을 비판해온 스티븐 무어를 지명함으로써 이제 달러 약세, 신흥국 통화 강세 환경이 더욱 조성되기에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긍정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 3 ] 상대적으로는 덜 나쁘다.

결론적으로 우리 주식시장 입장에서 보면 주식시장에서 채권시장으로 돈이 빠져나간다는 점은 악재이고, 달러 약세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다.

따라서 만약 미국, 유럽, 우리 증시가 함께 하락한다고 할 때 상대적으로는 우리 증시가 가장 ‘덜 나쁜’ 상황인 것이다. 환율과 경제 상황을 고려한다면, 유럽을 제일 먼저 팔고, 그 다음이 미국, 마지막으로 한국 등 신흥국 순서인 것이다. 그런데 한국은 반도체와 휴대폰 강국이라 마이크론과 애플의 강세를 볼 때 ‘열등생 중에서는 우등생’으로 분류될 상황이다.

다우지수 일봉

이렇게 보면 지난주 금요일 다우지수 1.7% 급락은 스티븐 무어의 연준 이사 지명과 이것이 채권시장 강세를 낳은 후유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순수하게 경기침체 우려가 낳은 주가 급락이라고 해석하기는 힘든 것이다.

따라서 급격한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지난주 금요일 다우지수 1.7% 하락은 조심하라는 경고라는 점이다. 작년 12/24일 21,792p부터 2개월 동안 도도히 상승해 2/25일에는 26,091p까지 상승했다. 약 20%가 상승한 것이다. 그리고 횡보하다가 경기침체 우려가 등장하면서 의미있는 1.7%짜리 음봉이 출현했기에 이는 그동안 2개월여의 상승이 마무리됨을 알려주는 신호인 지도 모른다.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 만약 반등이 온다면 이익난 종목은 물론이고, 평가손 5% 이내인 종목들까지 최대한 현금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손실이 10% 이상이고 내용이 있는 종목은 주가가 크게 밀릴 때마다 시장 흐름과 수급을 보며 고점 매도, 저점 매수를 통한 단가 낮추기를 염두에 두고 적극적인 방어전략에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

매매는 철저히 단타에 국한하고 낙폭이 클 때 반등을 노리는, 치고 빠지기 전략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오르는 주식을 추격 매수하는 것은 절대 자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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