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삼분의 일가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이익 하향 폭이 점차 축소되고 글로벌 경기가 바닥에 다다랐다는 의견이 나오며 반등이 예상된다는 전망이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세 곳 이상 실적 전망치가 나온 코스피 상장사 102곳의 올해 1분기 평균 영업이익은 2476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666억원보다 1190억원(32.46%) 줄어든 수준이다. 국내 증시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 조정세가 이어져 더욱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은 15조6422억원이었으나 올해 1분기 전망치는 최근 기준 7조385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연초 12조3154억원으로 추정되던 지난해와 비교해서 영업이익 전망치가 40%가량 줄었다.

삼성전자의 뒤를 잇는 반도체 대장주 SK하이닉스의 경우에는 더욱더 가파른 실적 조정세를 겪고 있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은 4조3673억원이지만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7223억원이다. 연초 영업이익 전망치는 3조9937억원으로 석 달 새 반 영업이익 전망치가 반 토막 난 것이다.

박성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이익 조정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이익 감소가 주요 원인"이라면서 "그러나 견조한 계열사 간 내부시장 거래(Captive)의 모바일 수요로 인해 디램(DRAM)과 낸드(NAND) 빗그로스(비트 단위 출하증가율)는 경쟁사 대비 양호한 편이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비수기에 진입한 메모리는 서버 수요 약세가 지속하면서 평균판매단가(ASP)가 각각 23%, 27% 줄어 당초 예상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에너지, 기술, 소재업종의 실적 조정세도 눈에 띄었다. SK이노베이션은 연초 7512억원이던 영업이익 전망치가 29.4% 하락하며 5303억원으로 하향조정됐다. 롯데케미칼 역시 4613억원이던 영업이익 전망치가 3896억원으로 변경, 3개월 전보다 15.5% 줄었다. 삼성전기 역시 석 달 전 3850억원으로 추정되면 영업이익이 35.4% 줄어 현재는 2489억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약 3년간 강세를 이어오던 정유·화학업종은 이전 패턴대로 신규설비들이 대규모 진입하면서 모두 약세 구간에 진입했다"면서 "특히 정유는 중국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설비증설이 이제 막 시작된 만큼 정제마진의 압박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삼성증권은 삼성전기의 1분기 영업이익을 1913억원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조정은 주로 컴포넌트사업부 중심으로 중저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의 출하량 부진 때문에 매출과 수익성이 기대를 하회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달 국내 증시는 기업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주요 경제지표의 양호한 흐름을 기반으로 경기둔화 우려가 해소되며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증시는 미국, 중국 경제지표를 양호한 흐름을 기반으로 경기둔화 우려 해소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물론 애널리스트들의 기업이익 전망치에 대한 하향 조정이 지속되고 있으나 조정 폭은 점차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이어 "특히 2분기 글로벌 경기 바닥론에 힘이 실리고 있는 지금 기업이익 전망치의 선행하는 한국 수출 역시 둔화 폭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달 국내증시 상승 요인은 주요국의 양호한 경제지표, 낙관적인 미·중 무역협상, 실적 바닥론 등이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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