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원' 이상의 자금력이 필요한 넥슨 인수전에 카카오, 넷마블과 국내외 사모펀드들이 경합한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넥슨 매각 본입찰에 카카오, 넷마블, MBK파트너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베인캐피털 등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텐센트는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카카오와 넷마블의 2대, 3대 주주란 점에서 이들과 간접적으로 함께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앞서 김정주 NXC 대표는 자신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NXC 지분 전량(98.64%)을 매물로 내놨다. 매각 대상은 김 대표(67.49%)와 부인 유정현 NXC 감사(29.43%), 김 대표 개인회사인 와이즈키즈(1.72%)가 보유한 지분이다.

넥슨을 인수하려면 10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지주사 NXC이 보유한 넥슨 지분(47.98%) 가치만 6조∼7조원으로 평가된다.

넥슨 일본법인은 넥슨코리아를 100% 자회사로 두고 있다. 넥슨코리아는 넥슨지티 지분 63.16%, 넷게임즈 지분 47.63%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관건은 본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의 자금조달 능력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카카오의 총 자산은 7조7100억원 수준이며, 1년 내 현금화 할 수 있는 유동자산은 1조5008억원 상당으로 추정된다. 넷마블의 가용자금도 지난해 3분기 기준 약 1조65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업계는 카카오와 넷마블 모두 자체 현금 동원력 만으론 넥슨 인수전에 참여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따라서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한다.

앞서 넷마블 측은 "자금조달은 자체 현금과 재무적 투자자 유치, 일부 차입만으로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국내 자본 중심의 컨소시엄 구성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강력한 넥슨 인수 후보자로 거론됐던 텐센트가 빠져 궁금증이 일고 있다.텐센트는 100조원이 넘는 막대한 자금력을 토대로 많은 IT 기업에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으로 유명하다.

텐센트는 넥슨에 '던전앤파이터' 퍼블리싱 비용으로 연간 1조원을 지출하고 있다. 넥슨을 인수하면 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2005년 출시된 '던전앤파이터'가 언제까지 중국에서 인기를 끌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는 점과 넥슨 게임 중 던전앤파이터를 빼면 마땅한 캐시카우가 없다는 점이 텐센트 입장에선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

게다가 텐센트는 넥슨을 직접 인수하지 않아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텐센트는 카카오 지분 6.7%, 넷마블 지분 17.6%를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 2대 주주, 넷마블 3대 주주로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넥슨 인수전에서 관건은 참여 기업들의 자금 동원력"이라며 "10조원 이상의 자금을 동원하기 위해 카카오와 넷마블이 사모펀드와 함께 할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또 텐센트의 움직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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