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한국예탁결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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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국면 등 대외 요인으로 인해 국내 증시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자 자금을 해외 주식으로 옮기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국내 증권사들도 해외주식 투자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수수료 인하는 물론 해외 주식 거래 간편화 서비스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는 중이다.

7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주식 결제금액은 약 325억7000만 달러로 직전 연도(227억1000만 달러) 대비 약 43.4% 증가했고 외화채권 결제금액은 약 771억50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4.6% 늘었다.

올해 5월까지 해외주식 결제금액은 152억72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 같은 추세가 연말까지 지속될 경우 지난해 기록한 해외주식 결제금액을 초과할 가능성이 높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이 105억3900만 달러로 전체 해외주식 거래 중 69%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홍콩 15.7%, 중국 5.4%, 일본 5.3% 등이다.

올해 들어 해외주식 거래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인해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진 것도 주된 이유로 꼽힌다. 변동성이 커졌다는 의미는 종목별 등락이 심화되고 투자시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자주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투자자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자금을 분산하는 이유로도 볼 수 있다.

해외 주식 투자가 증가하면서 증권사들의 마케팅 전쟁도 뜨겁다. 투자 플랫폼을 간편하게 바꾸고 소수점 매매 서비스 등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방안도 다수 나오고 있는 중이다.

미래에셋대우는 미국의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글로벌 X가 자문하는 'Global X 포트폴리오 자문형랩'을 판매하며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상품은 4차 산업혁명 수혜주로 구성된 ETF에 투자하는 혁신성장형과 고배당주, 채권 등 좀 더 안정적인 ETF들로 구성된 인컴형으로 구성됐다.

삼성증권은 올해를 '해외투자 2.0'으로 명명하고 해외투자 대중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통합증거금 서비스를 도입해 환전 없이도 곧바로 해외주식매매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시장가 주문과 분할매매 도입 등 주문기능 고도화 서비스는 투자자들의 매매의 편의성 제고로 이어져 해외 투자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은 '글로벌 논스톱 매매 서비스'를 출시했다. 해당 서비스는 한국, 미국, 중국, 일본, 홍콩 주식을 자유롭게 당일 매매가 가능하도록 했다. KB증권은 미국·중국A·홍콩·일본 등 해외주식을 환전 없이 원화로 거래할 수 있는 '글로벌 원마켓' 통합증거금 서비스를 개시했다.

신한금융투자는 계좌 하나로 외화예금 기능과 해외주식 투자 기능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글로벌주식 More 외화예금' 서비스의 기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 상품은 ▲자유로운 외화 입출금 ▲저렴한 환전 수수료 ▲소수점 매매 기능 등의 장점을 갖고 있다.

다만 해외주식거래와 관련한 시스템은 해외주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투자자들의 수요에 비해 미비한 것으로 알려져 보안이 시급해보인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30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한국예탁결제원과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삼성증권 등 증권사 10여곳이 해외주식거래와 관련한 시스템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과태료를 부과키로 했다.

금감원의 이번 조치는 지난해 5월 유진투자증권이 해외주식거래 오류 사태를 일으켜 전 증권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자 자금을 해외 주식으로 옮기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어 증권사에서도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며 "아직은 출시 초기 서비스가 많아 시스템에서 결함이 발견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해외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는 환 헤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수익률이 좋은 해외 금융상품에 투자했는데도 환율 때문에 오히려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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