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해자 실전 주식 투자법, 헤더 브릴리언트/엘리자베스 콜린스 지음
워렌 버핏이 이야기한 '경제적 해자'의 원천에 대해 알려주는 책

성을 보호하는 해자(Moat)
성을 보호하는 해자(Moat)

“내가 투자에서 하는 일은 경제적 해자로 둘러싸여 철통 방어되고 있는 성(城)을 찾아내는 것이다.” -워렌 버핏

어느 기업에 투자할 것인가

어느 기업에 투자할 것인가 즉, ‘종목선정’은 투자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문제다. 가장 대중적인 방법은 실적이 좋아지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과 기업을 고르는 것이다. 소위 수익성과 성장성에 베팅하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에게 미래 실적을 추정하거나 성장가능성을 예측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기관투자자나 외국인투자자와는 다른 접근방식을 취해야 하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유용한 투자방식 가운데 하나가 경제적 해자를 가지고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해자(垓字, moat)란 적들의 침입으로부터 성(城)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성 주위에 파놓은 연못을 말한다. 투자에 있어서 해자의 개념을 도입한 사람은 워렌 버핏과 그의 동료 찰리 멍거다. 버핏과 멍거는 무한 경쟁시대에 다른 기업의 도전을 강력하게 방어할 수 있는 능력 혹은 우위를 ‘경제적 해자’라고 불렀다. 그리고 확실한 경제적 해자를 가진 기업들을 골라 장기투자 함으로써 세계적 투자자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증시에서는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주식농부)가 경제적 해자의 중요성에 대해 자주 언급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이 코카콜라다. 갈증을 식혀주는 음료수는 무수히 많고 펩시콜라 같은 경쟁자도 있지만 결코 코카콜라의 아성을 깨지는 못했다. 코크(coke)만이 주는 강렬한 맛과 브랜드 이미지는 강력한 경제적 해자다.

경제적 해자는 만드는 요인들

그렇다면 경제적 해자를 가능하게 만드는 요인을 어떤 것들일까? 이 책에 답이 자세히 담겨 있다. 이 책은 세계최대의 펀드평가회사인 모닝스타(MORNING STAR)의 책임자들이 연구원들과 함께 저술한 책이다. 워렌 버핏의 경제적 해자의 개념을 도입해 기업을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제 펀드를 만들어 운용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요약하고 있다. 경제적 해자의 원천과 함께 주요 업종별 분석 매뉴얼까지 보고서로 작성해 놓았다.

경제적 해자에 대한 궁금증과 관심이 있는 투자자들에게 유용한 책이다. 다만 국내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분석이 아니어서 한국증시에 상장된 기업가운데 경제적 해자를 가지고 있는 기업을 찾으려면 투자자들의 개인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경제적 해자 실전주식투자법

-헤더 브릴리언트, 엘리자베스 콜린스 지음, 김상우 옮김, 부크온, 2016

(원제: Why Moats Matter, 2014)


경제적 해자의 5대 원천(질적 요인)

모닝스타는 경제적 해자를 만들어내는 주요원천을 다음의 5가지로 구분했다. 그리고 이를 경제적 해자를 평가하는 질적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1.무형자산

무형자산에는 브랜드 가치, 특허권 혹은 기타 정부가 부여한 사업권 등이 있다.

사례 ‣브랜드: 월트 디즈니, 스타벅스 ‣특허권: 사노피(제약회사), 아이로봇(로봇 진공청소기), 몬산토(농업 종자회사) ‣규제: 그루포 텔레비사(방송사), 라스베이거스 샌즈/윈 리조트(카지노)

2.비용우위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경쟁력을 말한다. 공정과정(process)상에서 비용을 적게 들일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거나, 보다 유리한 지리적 위치(수송비 절감), 대량생산의 이점(규모의 경제), 특정자산의 효과적인 활용(광산소유) 등으로 비용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사례 ‣MCO(민간 건강보험 서비스회사):대규모 가입자 기반으로 판매 및 관리비 절감 ‣북미 철도회사들:부분적으로 지속가능한 비용우위 유지

3.전환비용

전환비용은 고객이 한 제품(혹은 서비스)에서 다른 제품(혹은 서비스)로 소비를 변경할 때 발생하는 일시적인 비용이나 불편함을 말한다. 지금 사용하는 제품을 버리고 다른 제품을 사용하려고 하는데 추가적인 비용이 들거나 불편함이 심하면 결국은 기존 제품을 사용할 유인이 커진다.

사례 ‣애플:기기를 바꿀 경우 기존 플랫폼(iOS)을 사용하지 못함으로서 새 플랫폼(예, 안드로이드)적응에 드는 시간과 노력 매우 큼 ‣블랙록(자산운용회사):고객들의 펀드 대부분이 장기 펀드여서 단기에 해지 및 전환 어려움 ‣록웰 오토메이션(자동제어장치 제작회사):공장의 자동제어장치 시스템을 바꿀 경우 일시적 공정 중단 등의 비용발생

4.네트워크 효과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신규 혹은 기존 사용자 모두에게 가치가 증대하는 경우를 말한다. 네트워크 효과는 강한 기업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 주는 선순환의 효과가 있다.

사례 ‣익스피디아/프라이스라인(대형 온라인여행사):고객이 늘어나면 여행상품 공급자가 늘어나고 인지도가 올라가면 다시 고객이 더욱 늘어나는 선순환 ‣텐센트: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중국 인터넷 이용자들이 지속적으로 접속해 수억 명의 충성 가입자 확보하고 세력은 더욱 확장

5.효율적 규모

효율적 규모란 하나 혹은 소수의 기업이 ‘제한된 규모의 시장’을 효과적으로 장악하는 경우를 말한다. 어느 시장에서 기존 기업들이 이익을 내고 있지만 시장 규모가 제한적이어서 잠재적 경쟁자들이 진입하면 충분한 이익이 발생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시장 진입을 단념하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사례 ‣송유관 기업들:매년 이익을 내지만 공급 능력이 시장의 수요와 맞추어져 있고, 시장에 신규 진입하려는 경우 환경 및 안전문제, 토지수용권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

경제적 해자(양적 요인)

모닝스타는 위에서 언급한 경제적 해자의 원천(질적 요인)외에 해자의 양적 증거, 즉 해당기업이 투자자본으로 얼마나 많은 초과수익을 올릴 수 있는지를 동시에 평가하고 있다. 다른 기업이 침범할 수 없는 경제적 해자를 가지고 있는 기업은 자연스럽게 안정적인 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높다. ‘양적 요인’은 이를 수치로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영업활동에서 발생한 ‘수익’과 들어간 ‘비용’을 비교하는 것인데, 당연히 비용보다 수익이 커야 경제적 이윤이 많이 발생함을 의미한다. 이 ‘수익과 비용’을 모닝스타는 투하자본수익률(ROIC)과 가중평균자본비용(WACC)을 비교해 산출한다.

*투하자본수익률(ROIC): 영업활동에서 발생한 세후이익을 투하자본으로 나눈 수치.

*가중평균자본비용(WACC): 타인자본과 자기자본의 구성비율에 따라 자본비용을 가중평균한 것.

해자에 대한 평가

위의 요인들을 종합해 모닝스타는 미래에 해당 기업의 투하자본수익률이 자본비용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되고, 경쟁우위의 5대 원천 중 적어도 하나를 가지고 있는 기업을 경제적 해자가 있는 기업으로 본다.

그런데 경제적 해자를 평가할 때 ‘경제적 이윤의 크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초과수익의 지속가능성’이다. 모닝스타는 한 가지 이상의 경쟁우위(질적 요인)를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최소한 10년간 초과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업을 ‘좁은 해자’를 가진 기업으로 평가한다. 그리고 향후 10년간 초과수익을 올릴 것이 거의 확실하고, 그 다음 20년도 초과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넓은 해자’를 가진 기업으로 평가한다.

예민수 증권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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