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변동성에 시장은 여전히 안개 속

이번 주 증시도 주 초 부터 만만치 않아 보인다. 미증시는 사상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국내증시는 약세로 출발했다. 미중간의 무역전쟁은 휴전에 들어간 듯 보일 뿐 여전히 진행 중이다. 미국증시는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사상최고치 행진을 기록하고 있지만 한 편으론 불안하다. 과연 시장참여자들이 원하는 만큼 연준이 금리를 내려줄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에 금리를 내리는 것이니 장기적으로 보면 긍정적인 뉴스가 아니다.

국내 상황은 더욱 불안하다. 미중간의 갈등으로 수출은 부진하고 경제버팀목인 반도체 경기는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일본의 경제규제 조치까지 겹쳤다. 2분기 기업실적은 부진하고 외환시장도 여전히 불안정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투자자들은 하루하루 지수등락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미국 증시는 올라도 국내 증시는 찔끔 상승하고 뉴욕증시가 조금 흔들리면 국내지수는 급락세를 나타낸다. 외국인 수급도 여전히 불안해서 지수 변동성은 커지고 있다. 일단 시장이 안정되어야 종목 공략도 가능하다. 지수가 올라야 내 종목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당연한 얘기다.

시장흐름은 예측 불가능하다.

그런데 ‘당연하지 않은 말’을 투자자들에게 강조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전설적 펀드매니저인 피터 린치다.

“시장은 상관하지 마라. 시장흐름은 투자와 아무 상관이 없다.” -피터 린치

전체 시장의 방향성과 투자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니. 무슨 황당한 소리인가? 이유를 들어 보자.

피터 린치는 시장이 호황이라고 다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불황이라도 모두 잃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만일 주가가 대세하락기에 접어들기 전에 주식을 처분할 수 있다면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구도 그 흐름을 정확이 알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반대로 만일 다음번의 호황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올바른 종목을 선택해야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주식시장을 예측한다고 해서 주식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시장상황과 상관없이 훌륭한 기업의 주식, 특히 과소평가되었거나 소외된 주식을 사야한다고 믿는다.” -피터 린치

기업을 연구하는데 시간을 쓰라.

피터 린치의 이야기는 결국 좋은 기업을 선정하고 기다리는 것에서 수익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신경 쓰지 말라’는 이야기를 쉽게 받아들이는 투자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다만 투자자들은 시장의 방향성을 판단하느라(사실은 걱정하느라고) 쓰는 시간을 줄일 필요는 있어 보인다. 아무리 걱정하고 차트로 과거흐름을 분석해봐야 미래는 보이지 않는다. 걱정하느니 공부하는 것이 낫다.

투자자로서 당신은 시장판단에 쓰는 시간과 기업분석에 사용하는 시간의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 절반을 기준으로 볼 때 시장흐름 판단과 경제를 걱정하는데 시간을 더 많이 쓴다면 별로 효과적이지 않다. 그래봐야 시장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오히려 시장은 예측과 반대로 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반면 기업에 대한 공부와 분석은 따분해 보이지만 ‘남는 일’이다. 몇 개월만 지나면 얼마 전에 무엇 때문에 걱정을 했는지를 곰곰이 생각해야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금리만 하더라도 지난해에는 금리상승이 이슈였는데 올해는 금리인하가 초미의 관심사다. 하지만 관심기업에 대한 공부는 머릿속에 지식으로 남는다.

이번 주에도 일본과의 경제 갈등이 얼마나 오래갈지, 연준의 베이지북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금통위는 어떤 태도를 취할지에 따라서 시장은 출렁거릴 것이다. 하지만 시장은 신경 쓰지 말라는 피터 린치의 말에 일부라도 수긍이 간다면 시장을 걱정 하는 일보다 기업을 연구하는 일에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자. 종목만 잘 고르면 시장은 알아서 굴러간다.

예민수 증권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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