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목표는 ‘돈으로부터의 자유’

“우리는 부자가 될 의무는 없다. 하지만 우리 인생에 성실해야 한다.”

우리는 ‘돈의 시대’ 속에서 모두가 부자가 되려고 속된 표현으로 ‘쩐의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니체는 “세상이 ‘신을 위하여’에서 ‘돈을 위하여’로 바뀌었다”고 개탄했습니다. “수단이 목적으로 상승한 가장 완벽한 예가 돈이다”라고 게오르그 짐멜(Georg Simmel)은 말했습니다. 이 세상에 부자들은 참 많습니다. 그러나 건강한 부자, 영혼이 있는 부자가 드문 이유이기도 합니다. 돈에 대한 본질의 이해와 교양의 부재 현상은 가속화 되고 있습니다.

“돈의 철학은 돈으로 부터 자유로울 것을 목표로 한다.”는 명제에 충실해야만 참 부자가 될 수 있을 겁니다. 돈은 인간 사회의 공통분모가 되었고 세계의 공통어임은 분명합니다. 부는 지난 행동들의 결과이고, 지난 행동은 하루하루 사고 해 온 결과일 것입니다.

부자들은 ‘정신의 초상화’를 듣고, 배우고, 실천하며 스스로 그려 왔습니다. 돈을 하나의 생명체로 인식하고 돈의 흐름을 선순환 구조로 만들어 가면서 그 맥을 짚어 내는 혜안과 가치 분별 능력의 소유자들입니다. 고독한 결단의 엄숙한 시간 속에서 도전 정신이 싹트고 대박이나 요행을 바라지 않고 자신이 새긴 정석대로 행동에 옮겼을 것입니다. 무리지어 가는 왁자지껄한 길이 아니라 가리워진 길 찾기에 몰두하였으며 ‘죽음의 계곡’에 빠지기도 하고 ‘눈물의 강’을 건너기를 주저하지 않았을 겁니다.

“고통이 없이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No pain, No gain)"는 진리를 몸소 체득 해 온 결과 존경받는 부자가 되었겠지요. 인의(仁義)에 맞게 사람과 돈을 얻었기에 부의 성(城)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진정한 목수는 자산이 원하는 나무를 얻기 위해 덜컥 숲으로 들어가는 법이 없다고 합니다. 토양과 햇빛, 바람 등의 자연 현상을 세밀히 분석하여 필요한 단 몇 그루의 나무를 찾기 위해 산을 통째로 삽니다. 바라던 나무를 만나면 그 생명성에 경외심을 표하고 최적의 용처에 사용하여 몇 백 년을 견뎌내는 건축물을 짓지요. 철저한 장인 정신의 발현으로 그 나무가 겪어온 온갖 풍상에 보답합니다.

부자의 마인드는 동서고금에 동일하다

부자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분이 있습니다. 바로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 회장입니다. 그는 상업가 할아버지와 증권맨 아버지의 유전자를 물려받았습니다. 9살 부터 주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11세 때 처음으로 주식을 구입하였으며 뛰어난 숫자 감각과 사진 같은 기억력이 세계적인 부자가 되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버는 만큼 쓰는 것이 아니라 쓰는 만큼 번다는 진리를 일깨워 준 분이지요. 햄버거 하나로 식사를 대신하고 최고급 차와 대저택의 보유자도 아닙니다. 딸이 돈을 빌려 달라고 하자 돈은 은행에서 빌리는 것이지 부모에게 빌리는 것이 아니라고 일침을 놓은 것이 널리 회자되고 있습니다.

그는 철저한 ‘가치투자’를 지향합니다. “주가 변동을 적으로 보지 말고 친구로 보라. 어리석음에 동참하지 말고 오히려 그것을 이용하여 이익을 내라.” “위험은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 데서 온다.” 그의 명언입니다.

푸근하고 소탈한 할아버지의 풍모를 지녔지만 사람들은 그가 군주론의 대가임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1991년 살로먼브러더스 인수 당시 부도덕한 임원 20명을 해고하고, 1998년에는 코카콜라 CEO를 리더십 부재를 이유로 정리하였습니다. 그야말로 조용한 암살이었지요.

조선시대 보부상의 4대 강령입니다.

“망언을 하지 말고 도리에 어긋나거나 음란한 짓을 금하며 도둑질을 하지 말라” 만약 이 원칙을 어기면 목숨까지 내놓아야 했습니다.

이처럼 부자의 그릇은 동서고금에 공통적입니다. 유대인 중에 부자가 많은 이유는 지나침과 광신을 싫어하고 중용에 따르며 돈은 깨끗하게 벌어 깨끗하게 써야 한다는 탈무드의 가르침을 존중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부자철학은 “튼튼한 몸, 지성의 연마, 풍요로운 마음”으로 요약 됩니다.

샐러리맨의 우상이자 전설인 미래에셋그룹의 박현주 회장은 “바르게 벌어서 바르게 쓸 때 돈은 아름다운 것이다.”라고 강조 합니다. 또한 위기는 미소 띤 얼굴로 찾아오는 것이기에 ‘첫날 정신(DAY1)’을 항상 간직하기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부자들은 머뭇거림이 없고 스피디하며 자기 성취와 목표가 뚜렷하고 실용을 중시하는 경영철학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과정은 천천히, 그러나 결단은 빠르게”라는 원칙으로 포용과 뚝심의 리더십을 공유합니다. 정주영 회장이 환생한다면 반드시 새파란 신입 사원들과 한바탕 씨름판을 벌이지 않을까요. 그 분의 소박한 코트와 침실의 모습이 떠오르네요. 새벽어둠을 뚫고 아들들과 함께 힘차게 걸어 회사로 출근하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자신이 다룰 수 있는 돈의 크기를 먼저 결정하라

“돈은 그 사람을 비추는 그릇이다.”

돈이 만능은 아니지만 돈을 다루는 방법과 능력을 키운다면 누구나 부자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이 다룰 수 있는 돈의 크기를 가늠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인간은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돈을 소유하면 반드시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고 선현들은 설파하지 않습니까. 돈은 일종의 에너지일 것입니다. 그런데 모두에게 적합한 최적의 온도는 다릅니다. 또한 돈의 온도를 측정하는 것도 쉽지 않겠지요.

돈은 훌륭한 철학의 바탕으로 돈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려는 사람에게로 흘러가게 된다는 결론입니다. 가치체계의 맨 꼭대기에 돈을 올려놓지 말고 바르게 벌어서 깨끗하게 선한 영향력을 전파해 나가는 그 사람의 크기가 곧 돈의 크기 아닐까요.

곽형두 머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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