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와 매도 무엇이 중요한가?

주식투자에서 매수와 매도 둘 중 무엇이 더 중요할까? 엄마와 아빠 중에 누가 더 좋으냐고 아이들에게 묻는 것과 마찬가지 질문이다. 둘 다 중요하다. 증시격언을 보면 매수보다 매도를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많다. “매수는 기술이고 매도는 예술이다.”라는 말이 대표적이다. 아마도 매도가 최종 수익과 손실을 결정하는 행위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드는 개인적인 생각은 매수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매수를 잘하면 기다림과 매도가 한결 쉬워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수를 잘 못하면 적절한 수익을 내기는 그만큼 어려워진다. 이에 적합한 속담은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는 것이다.

언제나 분할 매수하라

주식매수의 시점은 투자자들의 성향에 따라 다르다. 가치투자자라면 가격이 가치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을 때가 매수 시점이다. 가치투자자들은 통상 자신들이 측정한 주식의 가치에 비해 가격이 3분의 2이하로 떨어졌을 때 매수를 시작한다. 진정한 할인은 본질가치에 비해 50% 밑으로 주가가 떨어졌을 때이다.

반면 모멘텀 투자자들은 상승하는 주식을 매수한다. 저가매수가 아니어도 좋다. 오히려 중요한 가격대나 이전 고점을 강하게 뚫고 올라갈 때 즉, 비싼 값에 주식을 매수한다. 매수세가 몰려서 한 번 탄력을 받은 주가는 일시적으로 가치와 상관없이 날아오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투자의 성향과 원칙에 따라 매수의 시기는 다르다. 그러나 한 가지 공통적인 전술은 주식을 ‘나누어서 사는 것(분할매수)’이다. 살 때도 몇 차례 나누어서 사고(분할매수), 팔 때도 몇 차례 나누어서 팔면(분할매도) 후회를 줄이고 수익을 최적화할 수 있다.

리버모어의 피라미드 매수기법

월가의 전설적 트레이더인 제시 리버모어(Jesse Livermore)는 이와 유사한 매수전략으로 ‘피라미드 매수기법’을 제시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피라미드(삼각형)모양으로 즉, 단계적으로 주식을 매수하라는 것이다. 피라미드 매수기법의 단계는 다음과 같다.

1단계

작전장교가 척후병을 보내서 적진을 정찰하고 정보를 수집하듯이 본격적으로 매매하기 전에 정찰대를 먼저 보내라. 어떤 주식 1만주를 매수하기로 결정했다면 먼저 2천주를 매수한다. 주당 100달러에 매수했다고 가정해보자.

2단계

첫 매수 후 주가가 하락하면 포지션을 청산(매도)하거나 반등하길 기다린다. 손실이 발생한다면 결코 10% 이상의 손실은 용납하지 않는다(손절매). 매수 후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 예를 들어 101달러에 새롭게 2천주를 매수해 두 번째 포지션을 만든다. 계속 상승하면 104달러 정도에 세 번째 2천주 추가포지션을 만든다. 이제 보유 주식은 6천주로 목표한 금액의 60%에 도달한다. 순차적으로 조금씩 오른 가격에 포지션을 구축해 간다. 이는 주가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알려주는 좋은 신호다.

3단계

이제부터는 주가가 좀 더 오르다가 조정받기를 기다린다. 예를 들어 주가는 100달러에서 112달러까지 뛰었다가, 마지막으로 매수한 가격대인 104달러를 깨지 않고 조정 후 다시 상승한다면 106달러 정도에 마지막 매수분 4천주를 매수한다. 이로써 평균 매수단가 103.4달러에 총 1만주의 포지션을 구축하게 된다.

정리하면 처음에 전체포지션의 20%를 매수하고, 두 번째로 20%, 그리고 세 번째로 다시 20% 매수한다. 그리고 확신이 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마지막 40%를 매수한다. 이 가운데 첫 번째 척후병이 가장 중요하다. 첫 번째 거래를 하고 나서 자신의 판단이 옳다는 확신이 생기기 전까지는 절대로 다음 단계의 거래를 시도해서는 안 된다.

매수전략을 확고히 하라.

척후병 성격의 매수비중을 얼마로 가지고 갈지는 개인의 스타일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예를 들러 30-30-40%로 세 차례 나누어 살 수도 있고, 50-50%로 두 번 나누어서 살 수도 있겠다. 전략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아무런 전략 없이 남들이 좋다하면 가진 돈을 다 털어서 매수하고 아니다 싶으면 팔고 나온다면 증권사 배만 불릴 뿐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 성공투자의 왕도는 원칙이다. 매수의 원칙을 확고히 하라.

예민수 증권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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