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비중이 16년여 만에 최고치까지 오르는 등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계속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반도체 일부 종목에만 집중되는 만큼 착시 효과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유한 시가총액 비중은 38.49%를 기록했다.

지난 2003년 10월 1일 기록했던 외국인 비중 38.55% 이후 16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0년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비중이 가장 높았던 2004년 4월 26일(44.11%)과 비교하면 6%포인트 차이가 난다.

연초 외국인 투자자들의 비중은 35.9%에 불과했다. 이후 37%대로 늘어난 외국인의 비중은 지난 15일 처음으로 38%를 돌파했다.

7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2조원 이상 집중되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비중도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은 지난 26일까지 이번 달에만 2조3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올해 외국인 순매수(7조1650억원) 가운데 28%가 이번 달에 몰렸다.

일반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는 증시에 긍정적인 현상으로 풀이된다. 성장가능성을 보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반도체업종에만 편중되는 등 쏠림 현상이 심화된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이달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금액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만 2조원가량이 집중됐다. 7월 코스피지수도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됐지만 3% 이상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900억원 규모로 매도세를 보이자 코스피지수가 장중 1.9% 이상 급락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투자자금 가운데 밸류투자하는 액티브 펀드 자금은 이미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며 "국내로 들어오는 자금이 점차 보수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국내 증시가 마주한 문제는 투자자들이나 기업이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며 "정치외교적인 이슈가 복잡하게 얽혀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장 무리하게 투자하기보다는 다음 증시 반등을 노리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며 "수익을 내기보다는 보전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악재가 너무 많아 쉽사리 저가매수를 권하기 어렵다"며 "특히 코스닥시장의 경우 신용융자잔고 비율이 사상 최고 수준인 만큼 추가적인 매물 출회로 더욱 하락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증권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