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사카 횡단보도 풍경

7월 증시는 전달에 이어 소폭의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으나 결과적으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 증시는 사상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며 한 달 간 3%(S&P500 기준) 가까이 상승한 반면 KOSPI는 4.75% 하락했다(29일 기준). 같은 기간 KOSDAQ은 무려 10.3% 급락했다.

수출부진과 기업실적 감소의 영향도 있었지만 가장 큰 원인은 일본의 수출규제 때문이다. 일본은 7월부터 반도체/디스플레이 3개 품목에 대해 수출규제를 시작한 데 이어 8월초에는 우리나라를 백색국가(화이트리스크)에서 제외하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8월 증시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시장을 떠받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미 금리를 내렸고, 미국은 금리를 내리더라도 이미 시장에 재료가치가 반영되었기 때문에 상승보다는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MSCI EM지수에 중국A주가 추가적으로 편입되는 것도 외국인 주식매수를 제한하는 요인이다. 이미 예정된 이벤트이기 때문에 영향이 적을 것이란 주장도 있지만 시장 전체의 매수세가 취약해 지난 5월보다 충격이 클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8월 중순이면 2분기 기업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는데 집계결과 역시 이익감소세가 크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마디로 악재는 산적한 반면 호재는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8월 주요 경제일정을 살펴보기로 하자.

미국 FOMC

FOMC는 7월말(7.30~31)에 열리지만 우리시간으로 8월 1일 결과가 알려지기 때문에 8월에도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다. 현재 0.25%P 금리인하는 확실시되고 있지만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파월 의장의 발언에 따라 주가는 크게 출렁거릴 가능성이 높다. 연준은 이틀간의 FOMC 회의 후 마지막 날인 7월 31일(현지기준) 오후 2시(한국시간 1일 새벽 3~4시경) 회의 결과를 발표한다.

8.1 BOE 통화정책회의

영국 중앙은행은 지난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금리를 동결했다. 미국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까지 금리인하와 양적완화 가능성을 내비친 만큼 영국이 어떤 입장을 내보일지가 관심사다. 영국은 특히 새로운 내각이 출범한 후 오는 10월말로 예정된 브렉시트를 강행한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통화정책 방향과 파운드화 가치가 주목된다.

8.2 일본 각의, 한국 '화이트 리스트' 제외 가능성

8월 2일 일본정부가 각의(국무회의)에서 우리나라를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할 가능성이 유력시되고 있다. 각의에서 결의가 이루어지면 실제 발의는 8월말에 이루어 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일본 정부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이고 미국의 중재노력도 이렇다 할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수출규제와 관련된 문제는 8월에도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일정상으로도 8월 15일은 광복절이어서 8월안에 극적인 타결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8.5 삼성 갤럭시노트 10 언팩

삼성전자는 뉴욕에서 갤럭시노트 10을 공개한다(언팩행사). 출시는 8월 23일로 예정되어 있다. 삼성은 갤럭시폴드 공개 전에 노트10을 먼저 공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갤럭시폴드의 출시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갤럭시폴드는 9월에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8.8 옵션만기일, MSCI 분기 리뷰

상당수 글로벌 펀드들이 추종하는 MSCI EM지수(이머징시장)에서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비중이 늘어난다. 한국의 비중은 0.3%P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A주는 올해 3차례 5%씩 추가 편입되어 연내 비중이 20%로 늘어난다. 수급 상 부담스러운 요인이지만 외국인 수급은 MSCI이슈보다는 반도체 가격 동향에 따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매매가 더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8.19 화웨이 거래제한 유예 최종일

7월 30~31일 중국 상하이에서 미중간의 고위급 무역협상이 재개된다. 오사카 G20정상회의에서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미중간의 무역전쟁은 장기화 추세에 진입했다. 전문가들은 빅딜보다는 스몰딜의 합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중국이 농산물 수입과 지적재산권을 일부 양보하는 대신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풀어 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화웨이 규제가 현재 미중 무역전쟁의 핵심사안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누그러들면 시장에는 예상 밖의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8.22~24 잭슨홀 미팅

미국 지방 연방준비은행 가운데 하나인 캔자스시티 연은이 주최하는 경제정책 심포지움인 잭슨홀 미팅이 와이오밍주 휴양지 잭슨홀에서 열린다.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로 파월 의장을 비롯해 미국 금융계 인사들의 발언이 주목된다. 올해 주제는 ‘통화정책에 대한 도전(Challenges for Monetary Policy)’이다.

8.24~26 G7정상회의

선진7개국(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캐나다, 이탈리아) G7정상회의가 프랑스 비아리츠(Biarritz)에서 개최된다. 미국 측은 다른 국가들의 도움을 통해 중국을 압박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간의 무역갈등도 상존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미국과 유로존의 불편한 회의가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보리스 존슨이 영국총리 취임 후 처음 등장하는 국제무대라는 점에서 브렉시트와 관련된 언급이 나올지도 관심사다.

8.30 한국 금융통화위원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7.18)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는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4분기 중(10월 혹은 11월) 추가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정책방향에 대한 코멘트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달 금통위 회의 의사록은 8월 6일 공개된다.

예민수 증권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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