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가 화학사업부문을 분사해 대규모 자금 유치에 나섰다. 세계 1위 자동차 전지용 동박업체인 케이씨에프티테크놀로지(KFCT) 인수 등 사업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SKC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화학사업부문을 분사하고 지분 49%를 매각해 쿠웨이트 PIC와 합작사를 만들기로 의결했다.

양사는 SKC 화학사업부문의 기업가치를 1조4500억원가량으로 평가했다. 이에 따라 거래금액은 7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내년 1분기 안에 합작사 설립에 필요한 절차를 마치고 합작사를 출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PIC는 쿠웨이트 국영석유공사 KPC(Kuwait Petroleum Corporation)의 100% 자회사로 50년 넘게 화학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합작사는 PO와 PG(프로필렌글리콜)을 생산하는 SKC 화학사업부문이 중심이다. 여기에 과산화수소 제조사 SEPK(SKC Evonik Peroxide Korea)의 지분 중 SKC 보유분 45%도 포함한다.

이번 협력으로 핵심 수익원인 화학사업을 키우는 동시에 불안감도 어느 정도 덜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글로벌 PO(프로필렌옥사이드) 100만t 생산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PO는 자동차 내장재 등에 쓰이는 폴리우레탄의 원료 폴리프로필렌글리콜(PPG), 화장품과 의약품 원료인 PG의 기초원료다.  

SKC 세계 최초로 친환경 PO 제조 'HPPO' 공법을 상용화한 데 이어 10년 넘게 가동률 100%을 유지하고 있다. 2025년까지 글로벌 PO 생산량을 연간 100만t까지 늘리는 전략을 추진했다.

시장은 이번 투자 유치와 함께 KCFT 인수와 SKC코오롱PI 경영권 매각 등 사업 구조 재편에 주목한다.

SKC는 최근 글로벌 사모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로부터 KCFT를 1조2000억원에 사오기로 했다.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자동차 전지 사업을 선택한 셈이다.

이와 함께 코오롱인더스트리와의 합작회사 SKC코오롱PI 매각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PEF)들로부터 인수의향서를 받았다. 두 회사는 SKC코오롱PI 지분을 27%씩 나눠 갖고 있다.

SKC코오롱PI는 스마트폰, 반도체 등에 두루 사용되는 첨단소재인 폴리이미드(PI)필름 제조업체다. 세계 시장의 약 30%를 점유하며 글로벌 1위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주력제품이 유색 PI필름인 점이 부담이다. 최근 PI필름 시장은 폴더블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투명 PI필름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SKC와 코오롱인더스트리 모두 투명 PI필름을 신사업 전략으로 내세워 각각 개발 및 양산에 나섰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SKC는 스페셜티(고부가제품) 화학업체를 내세우며 주력인 소재사업에서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신성장 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사업 구조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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