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하이얼 코리아 홈페이지
사진:하이얼 코리아 홈페이지

‘작은 냉장고 공장’에서 ‘세계 가전왕국’으로 도약

2010년 백색 가전 브랜드 1위의 자리에 오른 후 9년 연속 세계를 제패한 하이얼(Haier).

2018년 기준 매출액이 2419억 위안(한화 약 40조원)에 달하며 96개 가전 분야에서 1만 5100개 품목을 생산하며 160개 나라에서 5만 8800개의 판매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서 ‘하이얼 가전왕국’으로 우뚝 서게 되었다. 2016년 100년 전통의 GE 가전 사업 부문을 6조 5000억 원에 인수하여 세계적 기업으로 군림하게 되었다.

초라했던 칭다오 냉장고 공장(1984년 설립)의 놀라운 성공 스토리는 1985년 35세의 지배인이었던 장루이민(張瑞敏)회장의 전설에서 시작된다. 그는 ‘중국의 잭 웰치’, ‘중국 경제의 큰 손’으로 불리며 중국인 최초로 하버드대 MBA 강단에 선 인물로 ‘경영 대가’로 꼽힌다.

품질 불량으로 만성 적자에 허덕이던 공장의 지배인이 되자 전 직원을 모아놓고 쇠망치로 냉장고 76대를 박살내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 하자며 “변화는 도전하는 것이다. 스스로에게 도전하고 스스로를 극복하자”고 세상에 외쳤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

새로운 시작은 선진 기업 따라 하기였으나 ‘창조적 모방’을 제대로 실행에 옮겼다. 기술을 도입하여 소화하고 흡수하는 과정을 거쳐 재창조하는 4단계 과정을 철저하게 지켜 나갔다.

“거인의 어깨위에 선 난쟁이가 더 멀리 본다.”는 신념으로 앞선 기업의 알짜 노하우를 익혔다.

조직 정비의 과감한 시도로 기존의 중간 관리층을 없애고 전체 직원 30%에 달하는 2만 6천여 명을 회사 내부에서 벤처회사를 창업하도록 하는 획기적인 ‘오픈 플랫폼’ 제도를 도입했다. 당연히 회사는 인큐베이터 역할에 충실하여 현재 200개 이상의 작은 회사가 세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과거에는 한 대의 항공모함이었다면 지금은 여러 척의 배로 구성된 함대가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성과주의로 직원에 보답한다

다음으로 가시적인 성과가 없으면 과감하게 해고하는 철저한 성과주의를 채택 했다. 또한 21세기의 조직은 기업이 관리할 수 없는 조직이란 생각에서 인재들의 능력을 빌리기 위해 능력 있는 사람이면 “의심 되는 사람이라도 쓰라”면서 기존의 원칙도 파괴 한다.

모든 직원은 큰 강의 원천임으로 물이 스스로 샘솟게 ‘격려’에 초점을 두었다. “능력 있는 자는 승진하고, 부족한 자는 탈락하며, 평범한 자는 기회를 양보해야 된다.”는 인재관으로 하이얼의 정신을 언제나 푸르게 하는 토양을 조성한다. 일류상품을 만들기 위해 품질 관리 시스템에 어긋나 회사 이름에 먹칠 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또한 미래의 리더 육성을 위해 승진 대상자들에게 현장의 말단 업무를 맡겨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체득하도록 하는 ‘돌고래식 승진 제도’를 도입한다. 높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깊이 잠수해야만 한다는 신념에서다.

사진: 하이얼 홈페이지
장루이민 하이얼 회장(사진: 하이얼 홈페이지)

혁신에 목숨을 걸어라

본격적인 도약의 발판이 구축되자 ‘혁신에 목숨을 걸어라!’고 드라이브를 건다. 혁신은 기업의 영혼이며 끊임없는 변화의 과정이 그 정답이라는 것이다. “변화에는 변화로 맞서고, 변화로 또 다른 변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웅변 한다. 시장의 환경과 수요, 경쟁 상대는 끊임없이 바뀐다는 생각에서다. “그 때는 그 때, 지금은 지금.”에 맞추라는 주문이다.

작은 사고의 전환으로 성공을 거둔 케이스다. 60리터짜리 소형 냉장고가 북미 지역의 대학에서 큰 인기를 끌자 조사해 본 결과 기숙사의 공간이 협소해 윗면이 다른 제품에 비해 평평해서 책상 대용으로 사용한다는 점을 파악 했다. 그리고 후속 조치로 접이식 판을 덧대어 더 넓게 사용 가능토록 함과 동시에 키보드 받침대까지 설치해 컴퓨터 겸용 책상으로도 손색이 없게 개조하였다.

이런 ‘앞선 생각‘이 혁신의 요체였다. 미국 시장 공략의 일등공신은 바로 ’와인 냉장고‘다. 미국인들이 주방의 냉장고에서 꺼내 거실에서 마시는 불편함을 공략한 것이다. 당시 가정의 최고 인기 상품이 되어, 가격은 일반 대형 냉장고에 육박했다. 이는 단순한 제품의 설계를 뛰어 넘어 시장과 고객의 니즈를 설계한 결과다.

그리고 업무의 단순화보다 간소화 방식을 강구 하며 ‘100-1=0’라는 현장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서 문제 관리에 집중 했다. “숫자만 세지 말고 계산하는 법을 배워야 하며, 시침이 정확하게 가려면 초침이 제대로 움직여야 한다.”며 능률보다 효율을 강조 했다.

기업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시장의 수요 창출 능력에 달려 있다는 믿음으로 ‘비수기’란 말과 ‘수요 포화’라는 말은 그들의 사전에는 결코 없다. 시장은 끝이 없고 기회 역시 무한하기 때문이다.

고객에게 놀라움과 기쁨을 선사하라

‘스토리 텔링’방식으로 전 직원의 리더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이며 매일 1%만 발전한다면 70일 후 업무 수준은 2배로 높아진다는 ‘1% 정신’을 전파한다.

“지금의 하이얼과 파산 사이의 거리는 단 하루이며 지금 하이얼이 두려워 할 유일한 대상은 바로 하이얼 뿐이다.”라며 언제나 위기의식을 견지 하고 있다. 고객에게 상상 이상의 놀라움과 기쁨을 주게 되는 것이야 말로 혁신의 목표요 종착점이 되어야만 한다.

기업의 소프트 파워는 오로지 ‘신뢰’이며 그것은 원가가 가장 낮은 경영 방법임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고객은 언제나 옳다!”는 마음가짐이 오늘의 하이얼이 된 이유이자 비결이 아닐까.

곽형두 머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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