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사진:FT.COM)

알리바바 마윈 회장의 ‘아름다운 은퇴’

지난 9월 9일(현지 시간) 아침, 알리바바 항저우 본사 앞에는 수천 명의 직원들이 모여 들었다. 세계를 뒤흔든 신화의 기업을 쌓아 올린 마윈(馬雲)회장의 마지막 출근길을 아쉬움 속에서 축하의 박수갈채를 보내기 위해서다. 55세 생일이자 창립 20주년 기념일에 그는 아름다운 뒷모습을 보여 주었다. 빨간색 티셔츠와 회색 면바지 차림에 운동화를 신고 봄처럼 환한 미소로 화답하며 새로운 꿈을 향한 발걸음을 시작했다.

자신이 세운 유토피아를 떠나 평범한 ‘마쌤’(마선생님)으로 돌아왔다. 그의 새로운 명함에는 ‘알리바바 빈곤퇴출기금 대표’, ‘마윈공익기금 회장’, ‘농촌교사 대변인’등과 같은 12개의 새로운 타이틀이 새겨져 있다.

마윈은 대입 삼수생으로 항저우 사범대학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월급 1만 5천원의 영어강사에서 출발하여 미 포브스지 기준 370억 3,000만 달러(약 44조원)의 재산을 일궈내 중국 2위, 전 세계 21위 부자에 올랐다. “세상에 할 수 없는 비즈니스는 없다. 꿈을 크게 꾸라.”는 각오를 ‘영원한 열정’과 ‘용기 있는 전진’으로 실천하였다.

20평 아파트에서 50만 위안으로 창업

1999년 항저우 20평 아파트에서 동료 17명과 함께 모은 50만 위안으로 ‘알리바바 사이트’를 개설 하면서 그의 꿈은 날개를 단다. 이미 미국에서 인터넷의 미래를 예측한 후 4차례의 실패를 겪고도 더욱 강인한 저력을 발휘하며 창립 20년 만에 연 매출 3,453억 위안(약 58조원)의 글로벌 IT 공룡기업으로 우뚝 섰다.

마치 미친 사람 같다는 주위의 혹평에도 굴하지 않고 “가장 좋고 성공한 것은 제일 단순한 경우가 많다.”는 주장대로 알리바바의 초기 모델은 ‘기업 전용 무료 전자게시판’이란 단순한 아이디어로 중소기업을 마케팅 타깃으로 삼았다. 당시 야후는 ‘검색 엔진’이며, 아마존은 ‘서점’이라 불릴 때였으나 ‘청산을 물고 놓아 주지 않는 대나무’처럼 미래의 정확한 예측과 뚝심으로 “알리바바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신화를 열어 나간다.

2014년 9월 19일 뉴욕증권거래소 정식 상장으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다. 상장일 새벽 IPO 주식 발행가는 68달러로 공식 확정되어 거래소를 들썩이며 상승곡선을 그리다가 개장 가격은 92.9달러로 결정되고, 종가는 93.89달러로 첫 거래일을 장식했다. 발행가 대비 38.07퍼센트 상승하여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2,314억 4,010만 달러로 아마존과 이베이를 앞서게 된다.

알리바바 홈페이지
알리바바 홈페이지

102년 지속기업이 목표

‘초 절정 무림 고수’라는 별명처럼 화려한 언변에 거침없는 ‘스타형’인 그는 드디어 스타덤에 올랐다. ‘마윈이 하지 못할 일은 없다.’는 입버릇처럼 하는 말을 증명해 보인 것이다.

2003년 송년회에서 하루 이익 100만 위안, 2005년에는 하루 100만 위안의 세금을 납부하자고 미친 듯한 면모를 보여 주었으나 결국에는 우려의 목소리를 꺾고 목표를 달성한다. 이 때 부터 “하늘 아래 어려운 사업은 없게 한다.”는 것이 회사의 사명감이 되어 모든 분야의 가치관이 되었다. 협동하면서 서로의 장점을 배우고, 품질, 단순, 열정, 개방, 혁신, 집중, 서비스와 존중이라는 9가지 정신이 재산이 되었다.

“직원들이 즐겁게 일하고, 고객이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누리며, 사회가 우리의 존재 가치를 인정하는 것”을 사회적 책임이라 그는 정의 한다. 중국의 풍속과는 달리 가장 못 미더운 것이 ‘인맥’이라며 ‘관시’는 제쳐 놓고 고객의 수요 파악과 확실한 가치 창조에 매진 한다.

“알리바바의 우수한 직원은 오늘부터, 바로 지금부터 한다.”는 철저한 시간관념을 교육시키고 인사 자료의 첫 번째로 삼는다. 사업의 초창기부터 돈에 쪼들렸기에 오히려 돈을 제일 두려워하였으며 투자자 물색은 배우자를 고르는 것 보다 더 어렵다고 토로 한다. 그래서 돈을 존중하고 이성적으로 대한다.

평생 창업 중인 사람이 되어야 하기에 102년 지속 기업이 그의 목표였다. 외부의 칭찬에 귀 기울이지 말고, 망설이지 말고, 흔들리지 말고, 잘한 다음에 크게 만들어야 된다는 기업관에 충실 했던 것이다. “창업자는 퇴로가 없기에 가장 큰 실패는 포기”라며 채찍질 해 온 결과일 것이다. 또한 “토끼보다 빠르지만 거북이 같은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는 ‘통제의 철학’에 정통하여 속도 조절을 유연하게 가져간다.

경쟁의 목적은 결코 ‘독점’이 되어서는 안 되며, 경쟁을 기회로 삼아야 하고, 훌륭한 경쟁자에게서 배워야 한다며 상도의에 충실하다. 정보화 시대에는 정보가 당연히 사업의 기초이기에 ‘사회’라는 책을 읽으라고 권유하며 “마음으로 사업하라”고 충고한다.

다음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문장 2개다. 원스턴 처칠이 실의에 빠진 영국 국민에게 한 말이다.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Never never never give up).”

“확신을 갖고 길을 나서면 목적지 보다 훨씬 멀리 간다.”

알리바바가 ‘세계 최대 디지털 생태 시스템’으로 자리매김한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곽형두 머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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