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누나 회사에서 일하는 것처럼 꾸며 억대 연봉 지급 사실 등 적발…'윤리경영' 무색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왼쪽)과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 (사진=뉴시스)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왼쪽)과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 (사진=뉴시스)

[증권경제신문=한행우 기자]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000240) 부회장이 친누나 조희원 씨가 회사에서 일하는 것처럼 꾸며 억대 연봉을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동생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 대표는 업무상 횡령 혐의로 지난해 구속됐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현식 부회장과 조현범 대표는 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회 공판기일에 나란히 출석했다. 공판기일에는 피고인 출석의무가 있어 불구속상태인 조 부회장과 구속상태인 조 대표 모두 법정에 나온 것. 

조현식 부회장은 친누나 조희원 씨가 미국법인에 근무하는 것처럼 꾸며 1억1000만 원 가량의 인건비를 지급(업무상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현식 부회장의 누나는 실제로 일은 하지 않고 회사에 이름만 올려놓은 이른바 ‘유령 직원’으로 급여만 받아 챙긴 셈이다.

조 부회장 측은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조 부회장은 지난 3일 신년사에서 “윤리 경영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준법 프로세스를 다시 점검하고 이를 강화하는 실질적인 조처를 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수신제가(修身齊家)’에는 실패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조현식 부회장의 동생 조현범 대표에게는 배임수재 및 업무상 횡령,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에 따르면 조 대표는 하청업체로부터 납품대가로 수억원의 뒷돈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계열사 자금 수억원을 빼돌린 혐의도 있다. 검찰은 조 대표 차명계좌로 흘러간 돈이 대부분 개인용도로 사용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 조 대표는 하청업체로부터 납품을 대가로 매달 수백만원씩 모두 6억원가량을 받고, 관계사 자금 2억6000여만원을 정기적으로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조 대표는 지인의 매형 명의로 개설된 차명통장을 제공받는가 하면 하청업체나 관계사로부터 받은 돈을 유흥비로 사용하기 위해 고급주점 여종업원의 아버지 명의로 개설된 차명계좌를 주점 측으로부터 제공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 대표는 지난해 11월21일 구속됐다.

조 대표 측은 이날 기록검토가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구속상태로 출석한 조 대표도 별도로 발언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내달 5일 열리는 다음 기일에 조 대표 측 입장을 듣기로 했다. 

한편 두 사람은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인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의 아들로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사촌지간이다. 조현범 대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이기도 하다.

SNS 기사보내기
키워드
#한국타이어
기사제보
저작권자 © 증권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