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주총서 카카오, 의결권 행사 여부 관심

카카오와 대한항공이 고객 가치 혁신 및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협력 MOU를 체결했다. (왼쪽부터 대한항공 하은용 부사장, 대한항공 우기홍 대표이사, 카카오 여민수 공동대표, 카카오 배재현 부사장) (사진=카카오 제공)
카카오와 대한항공이 고객 가치 혁신 및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협력 MOU를 체결했다. (왼쪽부터 대한항공 하은용 부사장, 대한항공 우기홍 대표이사, 카카오 여민수 공동대표, 카카오 배재현 부사장) (사진=카카오 제공)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남매간 경영권 분쟁 가운데 카카오가 한진칼 지분 1%를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3월 열릴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카카오가 조 회장의 ‘우군’ 역할을 할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카카오(035720, 공동대표 여민수·조수용)는 “지난해 12월 대한항공(003490, 대표 우기홍)과의 사업 협력을 위해 1% 수준으로 한진칼 지분을 사들였다”고 20일 밝혔다. 한진칼(180640, 대표 조원태·석태수)은 한진그룹의 지주사다. 지난달 한진칼 주가가 4만원 안팎이었기 때문에 카카오는 당시 지분을 사는데 200억원 규모로 매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지난해 12월 5일 카카오와 대한항공은 △플랫폼 △멤버십 및 핀테크 △커머스(전자상거래) △콘텐츠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양사는 항공권을 찾는 과정에서부터, 결제, 탑승에 이르는 전 과정이 모바일 환경에서 더욱 편리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양사의 자원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또 카카오 공동체가 보유한 막강한 콘텐츠를 대한항공 기내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인플라이트 엔터테인먼트 사업 협력을 추진하고, 커머스 플랫폼 협업 및 양사가 보유한 상품의 판매 확대를 위한 상호 협력 등 구체적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디지털 전환을 강조한 조원태 회장 체제 이후 대한항공과 업무협약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협력 관계를 돈독히 하고 있다는 점이 카카오가 지분 매입에 나선 배경으로 해석된다. 

한진칼의 최대주주는 조 회장 등 총수 일가와 특수관계인(지분율 28.94%)이다. △조원태 회장 6.52%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7%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5.31% 등으로 구성됐다. 2·3대 주주는 각각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17.29%)와 미국 델타항공(10.0%)이다. 최근 반도건설이 경영 참여를 목적으로 한진칼 지분을 8.28%로 늘려 4대 주주가 됐다. 

한진칼 주주총회는 오는 3월 열린다. 이 자리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도 다뤄진다. 이 때문에 이번 한진칼 지분 매입을 두고 재계 일각에서는 누나인 조현아 전 부사장과의 경영권 분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원태 회장이 카카오를 불러들여 회장직이 걸려 있는 우호 지분 확보에 힘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조 전 부사장은 KCGI, 반도건설 등 3자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전 부사장이 KCGI, 반도건설 등과 손잡으면 조원태 체제의 그룹 경영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카카오 측은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과 전사적인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일부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며 의결권 행사 여부에 대해선 "현재로서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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