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펀드 부실 알고도 숨겼다" vs 신한금투 "2019년 11월에야 확인"

[증권경제신문=김하영 기자] 신한금융투자(대표 김병철)가 라임자산운용 펀드의 부실 발생 사실을 알고도 라임자산운용과 공모해 이를 은폐하고, 지속적으로 펀드를 판매했다는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금감원은 이를 사기 혐의로 보고 있는 반면 신한금융투자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면서 앞으로 밝혀질 진위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지난 14일 금감원이 발표한 라임자산운용 중간검사 결과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1호)의 부실 발생을 알고도 이를 은폐하기 위해 라임자산운용과 공모해 불법적 행위를 저질렀다.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2017년 5월부터 신한금융투자의 TRS(총수익스와프) 레버리지를 이용해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IIG)펀드 등 해외 5개 무역금융펀드에 투자했는데, 두 회사는 2018년 6월께 IIG펀드의 기준가가 산출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기준가가 매월 0.45%씩 상승하도록 임의 조정해 수익률을 조작했다. 

또 신한금융투자는 2018년 11월 IIG펀드 해외 사무수탁사로부터 IIG가 허위 채권을 만든 사실 등이 미국 금융당국에 적발돼 펀드가 청산 절차에 들어간다는 메일을 받았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두 회사는 오히려 IIG펀드와 다른 펀드를 합쳐 모자(母子)형 구조로 변경하는 방식으로 정상적인 펀드에 부실을 떠넘겼다. 

그러나 신한금융투자 측은 이 같은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신한금융투자는 금감원 검사 결과 발표 직후 입장자료를 내고 해명에 나섰다. 

신한금융투자는 “기준가 입력은 운용사와 사전 체결됐던 약정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며 “펀드자산의 구조화는 운용사의 운용지시에 따라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2018년 11월 IIG수탁사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조사에 따라 기준가 산출을 잠정적으로 중단한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내와 이를 확인하기 위해 2019년 1월 라임자산운용과 동행해 IIG를 방문했지만, 당시 IIG운용역의 사망과 IIG책임자의 회피 등으로 IIG펀드 상태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다”며 “2019년 11월 SEC 공식발표 이후에야 IIG펀드가 폰지사기에 연루돼 있음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가 발생한 2019년 10월 이후에도 수수료나 담보비율을 상향하지 않았으며, 라임자산운용과 협의를 통해 보다 나은 해결책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고 덧붙였다. 

신한금융투자가 금감원 검사 결과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서면서 금감원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감원은 신한금융투자의 불법행위가 상당 부분 확인됨에 따라 신속하게 분쟁조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분쟁조정2국과 민원분쟁조사실, 각 권역 검사국이 ‘합동 현장조사단’을 구성해 오는 3월 초 사실조사에 착수한다. 오는 4월과 5월에는 법률자문을 통해 피해구제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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