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예정된 수순"…한미약품 "법적절차 검토할 것"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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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경제신문=이해선 기자] 한미약품(128940, 대표 우종수·권세창)의 기술수출 계약이 또 한 번 파기될 전망이다. 이번이 5번째다.

지난 2015년부터 수조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이뤄내며 국내 제약업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한미약품은 최근 몇 년간 연이은 기술반환으로 체면을 구기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이날 파트너사 사노피가 당뇨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권리를 반환하겠다는 의향을 통보해왔다고 공시했다.

양사는 계약에 따라 120일간의 협의 후 이를 최종 확정하게 되며 한미약품은 권리 반환 후에도 이미 수령한 계약금 2억유로(약 2643억원)는 돌려주지 않는다. 

지난 2015년 11월 사노피에 기술수출한 당뇨병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약 5조원(39억유로)에 달하는 기술수출 금액으로 국내사가 보유한 기술수출 계약 중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화제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한미약품 기반 기술인 ‘랩스커버리’를 적용해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주 1회 투여하는 장기지속형 GLP-1 치료제로 개발해 왔던 사노피는 2차례에 걸쳐 계약을 수정했고, 지난달에는 에페글레나타이드를 R&D 파이프라인에서 제외, 임상3상 시험까지만 담당하고 판매사를 물색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사노피가 에페글레나타이드에 대한 상업화 의지가 확실치 못하다는 분석이 이어졌고, 기술반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으나 한미약품 측은 “3상임상이 완료될 때까지 양사가 협력을 지속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는 뜻을 밝혀왔었다.

이번 기술반환을 두고 업계에서는 예정된 수순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사노피의 R&D전략이 아예 바뀌어 버렸으니 기술반환은 예정된 수순이었다고 본다”며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라는 말이 적절한 표현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측은 임상3상 환자 모집이 5000명이나 진행된 상황에서 사노피 측의 갑작스러운 계약파기 의사 통보에 법적 절차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지난달까지도 임상3상 완료의 뜻을 밝힌 상태에서 이렇게 갑작스럽게 기술반환 의견을 통보하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통상적으로 기술 반환을 진행할 경우 진행하던 임상을 완료한 후 그 결과를 보고 논의 후 반환이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120일간의 합의 기간 동안 여러 가지를 검토해 필요하다면 법적조치도 염두 해 두고 있다”며 “임상3상이 현재 5가지로 진행되고 있고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결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새로운 글로벌 파트너를 찾아 임상을 완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미약품의 기술반환 소식에 주가 역시 휘청이고 있다.

14일 오전 11시35분 기준 한미약품은 코스피 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9.86%(2만7500원) 하락한 25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한미약품은 지난 2016년 9월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약 8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 했던 폐암신약 ‘올무티닙’의 기술을 반환 받았으며, 같은 해 12월 사노피에게 당뇨신약 기술수출 3건 중 하나인 ‘랩스인슐린115’의 기술도 반환 받았다.

아울러 작년 1월 일라이릴리로부터 약 7300억원 규모의 자가면역질환 신약후보물질 ‘BTK억제제(LY3337641·HM71224)’의 권리를, 7월에는 얀센에 약 1조1100억원에 기술수출한 비만·당뇨치료제 ‘HM12525A’의 권리를 반환받은 바 있다.

(사진=네이버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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