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장기 신용등급 'BBB'에서 'BBB-'로 1단계 하락

두산그룹 본사(사진=뉴시스)
두산그룹 본사(사진=뉴시스)

[증권경제신문=박제성 기자] 두산그룹이 채권단(산업은행, 수출입은행)으로부터 3조6000억원 규모의 자금지원을 받는 대신 자구책으로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 등 핵심계열사 매각에 적극 나서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매각을 위한 첫 단계로 스위스 금융기관인 크레디트스위스(CS)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현재 두산그룹 지분은 계열사끼리 순환 출자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36.27%의 두산인프라코어 지분을 보유 중인데, 투자업계는 해당 지분 매각 가격이 약 8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만 현재 두산인프라코어 측이 보유하고 있는 두산밥캣 지분 51.05%는 매각 대상에서 빠졌다.

두산그룹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금융투자업계는 두산인프라코어가 단시일 내 매각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2019년 매출액은 8조1858억원, 영업이익은 8404억원 정도로 집계됐고, 시가총액은 1조3000억원 수준이다.

두산인프라코어 외에, 두산그룹은 자구안 대책 마련 중 하나인 부동산 등 다른 계열사 매각 추진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지난 15일 두산건설은 건설과 부동산 임대사업을 제외한 일부 보유 자산과 부채를 비상장 자회사이자 신설 부동산 계약회사인 '밸류그로스(주)'에 넘기는 물적 분할을 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비상장 자회사인 ‘밸류그로스’는 두산건설로부터 넘겨받은 미회수 채권 중 △인천 학인두산위브아파트 △일산제니스상가 △한우리(칸) 리조트 등을 갖게 된다.

물적 분할 후 두산건설은 자산 2조2300억원, 부채 1조7800억원, 밸류그로스는 자산 2500억원, 부채 800억원을 각각 보유하게 된다. 아울러 두산건설은 두산큐벡스 지분 30.5%를 800억원에 매각할 방침이다.

이번 ‘벨류그로스’ 매각이 이뤄진 이유는 기존 두산건설이 갖고 있는 부동산들이 대부분 미분양을 겪어, 공사대금 회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재무건전성을 악화시켰기 때문이다. 두산건설은 이번 분할로 재무건전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문제는 두산중공업이다.

최근 두산중공업은 채권단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는데까지는 성공했다. 그러나 신용등급이 하락하다 보니, 외국계 금융기관에서 빌린 차입금 상환 압박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두산중공업은 SC제일은행과의 서약에서 '차입 약정기간 동안 2개 이상의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평가받은 회사채 신용등급이 'BBB'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며, 이를 어길 경우, '기한 이익 상실' 사유가 된다'고 약정한 바 있다.

'기한 이익상실'은 만기 전에 채권을 회수한다는 의미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3월 말 기준 SC제일은행으로부터 빌린 차입금은 314억원 가량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5일 나이스신용평가는 두산중공업 장기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한 단계 하락시킨 바 있다.

신규 수주 둔화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두산중공업은 국내 신용평가사 2곳 중 추가로 1곳에서 신용등급을 한 단계 떨어뜨릴 경우, SC제일은행에 차입금을 갚아야 한다. 이를 지키지 못하면 ‘기한 이익상실’ 사유 처지에 놓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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