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톱' 삼성전자…2위 SK하이닉스와 시총 격차 커
외국인들의 최선호주…삼성전자 2조 넘게 매수
시총 세계 100대 ICT 기업 중 한국 기업으로 유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삼성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삼성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삼성전자는 한국 수출을 이끄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가전 등을 제조하는 명실상부한 국내외 1위 기업이다. 특히 이들 품목에서 강자가 되기 위한 삼성전자의 '초격차' 전략은 후발업체들의 추월을 불허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침체된 국내 주식시장을 사실상 떠받들고 있는 것도 삼성전자라고 할 수 있다. 오너십과 전문경영인체제가 완벽하게 작동하는 모범사례로 외국인의 매수 1순위 기업도 삼성전자다. 하지만 이러한 국내외 위상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에 대한 국내 평가는 박하다. 국내의 따가운 질책이 계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플레이어들과의 엎치락뒤치락하는 경쟁으로 삼성전자의 비상경영은 도저히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 형국이다. 증권경제신문은 선제적인 혜안으로 국내 경제를 이끌어온 삼성전자의 현재 위상과 한국의 경제 현주소를 짚어보고 미래 한국과 삼성전자를 조망해본다. <편집자주>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올 초부터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증시까지 타격을 받은 가운데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이재용)가 시가총액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올해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실적으로 선방하며 기관 및 외국계, 개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받고 있어 주목된다.

◇ 삼성전자가 코스피를 좌지우지한다

올해 코스피 시장은 코로나19로 글로벌 증시에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국내 코스피 지수가 가장 빠르게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정책과 정부의 재정정책이 결합하면서 시장에 안도감을 주자 거셌던 외국인 투자 이탈이 줄면서 증시 반등의 원동력이 됐다. 여기에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들의 빈자리를 메우면서 지수의 하방 지지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19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말 코스피는 지난 2018년 6월18일 2405.56 이후 2년 2개월 만에 2400선을 돌파했다.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2217.86)보다 20.33포인트(0.92%) 오른 2238.19에 출발한 지난 7월 2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개별 종목 중 지수 상승을 이끈 일등공신은 삼성전자였다. 그 동안 동학개미들의 매수세에도 회복 속도가 지지부진했지만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가 몰려 오랜만에 대장주 노릇을 톡톡히 했다.

지난 7월 한달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2조원 넘게 사들이면서 올 들어 이어 온 순매도 랠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금융감독원 '7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340억원 순매수, 코스닥시장에서 510억원 순매도하면서 전체 5820억원을 순매수해 올 1월 이후 6개월만에 순매수로 전환했다.

종목별로 보면,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2조6682억원 순매수했다. 2위인 POSCO 2353억원 및 LG전자 2036억원 등과도 격차가 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상반기(1월 2일~6월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를 8조3625억원어치 사들이면서 순매수액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삼성전자우(2조2970억원)까지 고려하면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만 약 10조66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삼성전자 주주 수는 162만859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31일 결산배당 기준 당시 주주 수인 64만879명보다 154.1%(98만7710명) 폭증한 것이다.

이에따라 삼성전자는 지난 7월 29일 장중 6만원을 넘어서는 등 연일 주가가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6만원선에 오른 것은 지난 2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4% 상승해 사흘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7월 들어서는 12.74% 상승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순매수세의 급증은 인텔 7나노 공정에서 파운드리 확대에 따른 외주 비중 확대 가능성, 하반기 스마트폰 출하 증가 기대감 등 반도체 업황이 주가를 견인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 밖에도 최근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5G 장비를 둘러싼 미중 갈등으로 인한 반사이익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델오로에 따르면 삼성의 5G 시장 점유율은 13% 남짓으로 화웨이, 에릭슨, 노키아 등에 이어 4위다.

◇ '코스피 톱' 삼성전자, 국내와 세계에서의 위엄 

코로나 19 여파와 국제유가 폭락 등으로 올해 1분기 코스피 상장사들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31.20%, 47.8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뉴시스) 

삼성전자는 코스피 상장 종목 시가총액 부동의 1위로 나머지 2위부터 10위 기업의 총 비중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월 기준 코스피 상장 종목(789개)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10종목(삼성전자 우선주 제외)의 비중은 45% 수준까지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전인 올해 초(42.1%) 대비 2.6% 포인트 오른 수치로, 지난해 초(35.8%)와 비교하면 8.9% 포인트나 급증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 2017년 이래로 변함없이 1, 2위 자리를 지켰다. 비록 시가총액 비중이 연초 대비 각각 0.4% 포인트씩 내렸지만, 1위 삼성전자(23.0%)와 2위 SK하이닉스(4.5%) 격차는 18.5%p로 크게 벌어졌다. 지난 8월 13일 종가 기준으로도 삼성전자(350조4262억원)와 SK하이닉스(58조원)으로 시가총액이 크게 차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삼성전자 홀로 시가총액 비중이 23%로 나머지 2위부터 10위까지의 총 시가총액 비중(21.7%)을 압도했다. 

삼성전자는 시총 규모뿐 아니라 기술력에서도 그 위상을 드러냈다. 시가총액 기준 세계 100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중 한국 기업으로 삼성전자가 유일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4일 종가 기준으로 S&P 캐피털 IQ가 집계한 시가총액 상위 100개 ICT 기업에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가 11위로 유일하게 포함됐다.

미국은 애플과 넷플릭스, 테슬라 등 57개, 중국은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12개가 이름을 올렸다. 일본은 도요타와 소프트뱅크그룹 등 11개, 유럽은 독일 지멘스와 프랑스 슈나이더 등 10개가 포함됐고 인도 기업도 3곳 포함됐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사진=뉴시스)

다만 삼성전자가 코스피 전체 시총의 20%를 차지할 만큼 압도적 종목임에도 세계 주요 기업과 비교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세계 시가총액 톱 20위 밖이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 시총 상위권은 미국 기업이 과점한 상태다. 

13일 종가 기준 한·미·중·일·홍콩 등 주요 5개국 상장사 중에서 시총 1위는 애플로 한화 기준 2328조974억원 규모다. 2위는 아마존(1874조원), 3위는 마이크로소프트(1869조원)다. 이들 3개사가 '시총 1000조 클럽'으로 불린다.

그 뒤로 페이스북(881조원), 알리바바(813조원), 텐센트 홀딩스(746조원), 알파벳 클래스A(622조원), 알파벳 클래스C(599조원), 비자(497조원), 타이완반도체매뉴팩처링ADR(480조원), 존슨앤존슨(461조원) 등이 상위 10위를 기록했다. 20위권 역시 미국 기업 몫으로 월마트, P&G, 마스터카드, JP모간체이스, 유나이티드헬스그룹, 홈디포, 테슬라, 버크셔헤서웨이 등이 차지했다.

비 미국 기업으로 순위권에 첫 등장하는 건 중국 상해종합 시총 1위 기업인 귀주모태주(350조5156억원)다. 그 뒤가 삼성전자(350조4262억원)로 한·중 시총 1위 기업이 비등한 규모다. 일본 시총 1위 기업은 도요타(263조원)로 귀주모태주나 삼성전자보다 90조원 가량 적다.

삼성전자 뒤로는 엔비디아(333조원), 월트디즈니(280조원), 어도비(255조원), 넷플릭스(251조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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