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고문, LG 지분 팔아 LG상사 지분 매입할 듯
구광모 체제 안정기에 들어서며 임원 인사는 '안정'에 방점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사진=뉴시스)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사진=뉴시스)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LG그룹이 지난달 19일부터 시작한 계열사 사업보고회를 이번 주까지 마치고 오는 26일 이사회를 개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이달 말 구본준 LG 고문의 계열 분리안과 사장단을 비롯 임원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계열 분리 방안이 마련되는 대로 이사회를 열고 이를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는 오는 26일로 예상된다. 통상 LG는 매년 11월 각 계열사 최고경영진이 그룹 회장에 한 해 사업 성과와 이듬 해 사업 계획을 보고하는 사업보고회를 열고 11월 마지막 주 목요일에 인사를 단행했다.

올해는 구본준 고문이 거느리고 있는 LG상사와 자회사인 판토스, LG하우시스 등을 중심으로 분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LG그룹은 새 총수가 선임되면, 선대 회장의 형제들은 독립하는 전통을 보여왔다.

구 고문은 고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며, 고 구본무 LG 회장의 동생이다. LG그룹의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조카인 구광모 현 LG 회장이 지난 2018년 그룹 회장에 취임하면서 LG 안팎에서는 끊임없이 구 고문의 계열 분리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고 구본무 회장은 둘째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아들인 구 회장을 양자로 들여 후계자로 삼았다.

구본준 LG 고문(왼쪽)과 그의 아들 구형모씨. (사진=뉴시스)
구본준 LG 고문(오른쪽)과 그의 아들 구형모씨. (사진=뉴시스)

구 고문은 지주사인 LG의 2대 주주로 지분 7.72%를 소유하고 있다. 구 고문이 보유한 LG 지분가치는 약 1조원으로 이를 매각해 LG상사와 LG하우시스 등의 지분을 인수하는 형태로 독립할 것으로 전망된다. LG는 LG상사 지분 25%, LG하우시스 지분 34%를 쥔 최대 주주다. LG상사는 판토스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LG상사는 LG그룹 본사 건물인 여의도 LG트윈타워 지분을 LG에 팔고 LG광화문 빌딩으로 이전했다. 또 구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는 LG상사의 물류 자회사인 판토스 지분 19.9%도 매각하는 등 계열 분리 사전작업을 했다.

분리 대상으로 거론되는 LG상사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 10조5308억원, 영업이익은 1347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LG하우시스의 지난해 매출은 3조1868억원, 영업이익 687억원이다.

구 회장 체제 출범 이후 3년차가 되는 올해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LG그룹 인사는 큰 폭의 인사는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구 회장은 취임 첫해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와 사업본부장급 11명을, 2년차엔 5명의 최고경영진을 대거 교체해 ‘미래 준비를 위한 쇄신’에 역점을 뒀다.

LG의 권영수 부회장과 LG유플러스 하현회 부회장, LG생활건강 차석용 부회장, LG화학 신학철 부회장 등 부회장단 유임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코로나19의 위기 상황에서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두면서 부회장단 전원 유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올해 호실적을 이끈 권봉석 LG전자 사장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조성진 부회장의 퇴임으로 현재 LG전자 부회장 자리는 공석이다. LG화학 배터리사업 부문 분사에 따른 새 수장 인선과 인사 폭도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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