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경제신문=이해선 기자]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BBQ와 bhc의 7년간 이어진 ‘치킨전쟁’이 최근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박현종 bhc 회장이 BBQ 비리 의혹 배후에 있었다는 주장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기 때문이다.

국내 치킨프랜차이즈 2·3위를 차지하고 있는 두 회사는 지난 7년간 소송만 22건을 진행했다. 소송액만 4000억원이 넘는다.

하지만 장기간 지속되는 갈등을 언론 등을 통해 전달받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과 악의 구분조차 모호할 지경이다. 둘 중 누가 더 나쁜가를 겨루는 듯한 양사의 분쟁은 지켜보는 이들에게 하여금 피로감만 쌓이게 하고 있다.

치킨은 국민야식이다. ‘치킨지수’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치킨의 인기는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으며, 시장규모 역시 이를 뒷받침 하고 있다.

통계청에서 밝힌 2018년 기준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 규모는 30조원에 달한다. 그중 치킨업종은 한식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으로 4조2000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인기가 높은 만큼 브랜드 역시 수백개에 이른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치킨 업종으로 등록된 브랜드 수는 총 482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많다는 것을 뜻한다.

이처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업계 2위와 3위를 차지하고 있는 BBQ와 bhc의 오랜 다툼은 결국 승자 없는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2018년 불거진 윤홍근 BBQ 회장의 횡령 사건으로 BBQ는 그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24% 줄었다. 지난해 일정부분 회복하긴 했으나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는 못했다. 이번에 드러난 bhc의 배후 의혹 역시 마찬가지다. 결국 이 일로 하여금 실적에 타격을 입을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불거진 의혹에 회사는 해명에 나섰지만 사실관계를 떠나 양사의 갈등이 언론에 보도되는 것 자체만으로도 BBQ와 bhc 어느 쪽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배달앱을 켜면 나오는 수많은 치킨 브랜드 중 소비자가 굳이 부정적인 이슈에 휩싸인 회사 제품을 선택할 리 없기 때문이다.

결국 가장 큰 피해자는 회사를 믿고 퇴직금을 털어 매장을 낸 가맹점주들이다.

지난해 기준 BBQ와 bhc의 가맹점수는 각각 1604개, 1518개로 집계됐다. 전국 약 3000여명의 가맹점주들은 최근 연일 보도되는 BBQ와 bhc의 진흙탕싸움을 지켜보며 행여나 불매운동으로 번질까 노심초사하고 있을 터, 이 상황에서 이 싸움의 승자가 있을 리 만무하다.

한 회사에서 떨어져 나온 한 때는 ‘형제’였던 두 회사의 오랜 분쟁이 결국 서로가 서로를 껴안고 벼랑 끝으로 뛰어드는 결말로 끝나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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