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몰아주기 사각지대 규제대상 포함…하림 16개사 등 식품기업 자회사 27개사 증가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관계기관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관계기관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증권경제신문=이해선 기자] 공정경제 3법 통과로 내년 말부터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대폭 강화되는 가운데 이에 따른 식품업계의 부담도 한층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그간 일감몰아주기 사각지대였던 자회사가 규제대상으로 포함됨에 따라 수십개의 회사들이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에 포함되며 해당 기업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31일 공정거래위원회 사익편취규제 대상회사 및 사각지대회사 현황자료에 따르면 내년 국내 식품기업들의 자회사들이 대거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공정거래법은 총수일가 지분율 30% 이상인 상장사, 20% 이상 비상장사만을 규제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었지만, 달라진 개정안에 따라 내년 말부터는 총수일가 지분율 20% 이상 상장사·비상장사와 이들 회사가 지분 50%를 초과해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로 그 대상이 확대된다.

식품업계에서 이번 개정안으로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이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은 하림 그룹이다.

하림그룹은 비상장사인 △경우(총수일가 지분율 80%) △올품(총수일가 지분율 100%) △봉화(총수일가 지분율 25%) △익산(총수일가 지분율 78.65%) 총 4개 계열사만 일감몰아주기 대상이었지만 달라진 개정안에 따라 계열사 하림지주(총수일가 지분율 25.67%)를 비롯해 자회사 16곳이 추가되며 총 21개 기업이 일감몰아주기 대상이 된다.

삼양홀딩스(총수일가 지분율 37.42%)와 비상장사 우리(총수일가 지분율 100%)까지 2개의 기업이 규제대상이었던 삼양그룹은 총 5개의 자회사가 더해지며 공정위의 규제대상 명단에 7개 기업명을 올렸다.

동원그룹 역시 규제대상이 대폭 늘었다. 동원엔터프라이즈(총수일가 지분율 93.99%) 한 곳만 일감몰아주기 대상이었던 동원그룹은 동원엔터프라이즈 자회사인 △동원에프앤비(모회사 지분율 71.25%) △동원시스템즈(모회사 지분율 79.88%) △동원산업(모회사 지분율 62.72%) △동원건설산업(모회사 지분율 100%)까지 총 4개 기업을 추가했다.

끝으로 하이트진로그룹은 1개의 계열사와 2개의 자회사가 규제대상에 포함되며 총 9개 기업이 공정위의 규제대상이 됐다.

기존에 비상장사 △송정(총수일가 지분율 100%) △연암(총수일가 지분율 100%) △대우컴바인(총수일가 지분율 100%) △대우패키지(총수일가 지분율 100%) △대우화학(총수일가 지분율 100%) △서영이앤티(총수일가 지분율 99.91%) 총 6곳이 규제대상으로 올라있던 하이트진로그룹은 이번 강화된 규정으로 하이트진로홀딩스(총수일가 지분율 28.96%)와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자회사 △하이트진로(모회사 지분율 50.27%) △진로소주(모회사 지분율 100%)가 규제대상에 추가됐다.

지난해 상장사 기준 자산규모 4조4760억원으로 5조원을 넘기지 않아 공정위가 지정하는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포함되지 않았던 농심그룹도 내년에는 공정위의 규제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지난 3분기 기준 농심그룹의 상장사 3곳인 농심, 농심홀딩스, 율촌화학의 총 자산규모는 4조7276억원으로 올해 연말까지 5조원 돌파가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농심그룹의 주요 계열사 내부거래 비율은 △농심엔지니어링(62.1%) △율촌화학(40.2%) △태경농산(36.7%) △농심미분(36.2%) △호텔농심(36.2%) △엔디에스(35.8%)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자산규모 5조원 미만의 중견기업으로 아직 직접적인 규제 대상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일감몰아주기 문제가 제기됐던 오뚜기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논란을 일단락 시켰다.

함영준 회장은 오뚜기제유 지분 일부를 오뚜기에 넘기면서 지분율을 20% 아래로 낮췄으며, 상미식품지주와 풍림피앤피지주를 흡수합병하고 계열사 오뚜기제유지주를 흡수합병했다. 함 회장은 올해 오뚜기라면 지분 7.48%도 오뚜기에 매각했다.

일각에서는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들의 인식전환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이지우 간사는 “규제가 강화된다고 해도 기업들의 인식전환이 중요하다”며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수치만 맞추려 하지 말고 괜찮은 중소기업을 발굴해 부의 독점이 아닌 진정한 상생을 실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부거래 관련한 이사회가 기업 내부에 존재하지만 수의계약에 90% 이상의 이사들이 찬성했다는 공정위 자료도 있다”며 “결국 오너 권력을 견제해야 하는 이사회 이사들이 제대로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한국 기업의 고질적인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 간사는 “기업들의 일감몰아주기는 단순히 내부거래 문제에 그치지 않고 불법적인 승계수단으로 악용된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에 포함되는 식품기업 계열사의 자회사
그룹 회사 모회사 모회사 지분율(%)
하림 한국인베스트먼트㈜ ㈜올품 100
하림 ㈜에코캐피탈 ㈜올품 100
하림 ㈜선진 ㈜하림지주 50
하림 팬오션㈜ ㈜하림지주 54.70
하림 한강씨엠㈜ ㈜하림지주 94.05
하림 ㈜팜스코 ㈜하림지주 56.34
하림 농업회사법인㈜순우리한우 ㈜하림지주 94.94
하림 ㈜디디에프엔비 ㈜하림지주 100
하림 ㈜하림 ㈜하림지주 57.37
하림 ㈜참트레이딩 ㈜하림지주 100
하림 제일사료㈜ ㈜하림지주 88.11
하림 ㈜하림유통 ㈜하림지주 100
하림 ㈜맥시칸 ㈜하림지주 100
하림 ㈜에이치에스푸드 ㈜하림지주 93.48
하림 ㈜동림건설 ㈜하림지주 100
하림 농업회사법인㈜주원산오리 ㈜하림지주 93.38
삼양 ㈜삼양사 ㈜삼양홀딩스 59.69
삼양 ㈜삼양에프앤비 ㈜삼양홀딩스 100
삼양 ㈜삼양바이오팜 ㈜삼양홀딩스 93.71
삼양 삼양데이타시스템㈜ ㈜삼양홀딩스 100
삼양 삼양이노켐㈜ ㈜삼양홀딩스 97.29
동원 ㈜동원에프앤비 ㈜동원엔터프라이즈 71.25
동원 동원시스템즈㈜ ㈜동원엔터프라이즈 79.88
동원 동원산업㈜ ㈜동원엔터프라이즈 62.72
동원 동원건설산업㈜ ㈜동원엔터프라이즈 100
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홀딩스㈜ 50.27
하이트진로 ㈜진로소주 하이트진로홀딩스㈜ 100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증권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