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TSMC 생산라인 풀가동으로 수주 물량 나눌 가능성
11일 삼성전자 주가 9% 급등…장중 기준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큰 폭 상승

이재용 부회장이 EUV 전용라인을 점검하는 모습
이재용 부회장이 2021년 새해 첫 경영행보로 지난 4일 초미세 반도체 회로 구현에 필수적인 평택 EUV 전용라인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미국의 반도체 기업 인텔이 자사 칩 생산의 일부를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삼성전자나 대만 TSMC에 맡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시스템반도체 분야의 파운드리 사업 투자를 늘리고 있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인텔의 수주 물량 확보와 위상 제고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인텔이 삼성전자, TSMC와 일부 칩 생산 아웃소싱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텔은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일인 오는 21일 전까지 이와 관련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아웃소싱으로 본격 생산되는 인텔 칩은 2023년께로 예상된다. 

인텔은 종합 반도체 기업(IDM)으로 자체적으로 칩을 설계하고 생산하는 회사다. 인텔은 50년 넘는 역사 가운데 외주 생산을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인텔의 반도체 생산 기술이 삼성전자나 TSMC보다 못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인텔은 회로선폭 10나노미터(㎚) 공정에서 제품을 양산 중이다. 반면 삼성전자와 TSMC는 현재 선폭 7㎚, 5㎚의 초미세 공정에서 고객사의 칩을 생산하고 있다. 10㎚ 이하 초미세 공정을 소화할 수 있는 곳은 전세계 이 두 곳 밖에 없다. 반도체는 선폭이 좁을수록 더 작고 고성능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 경쟁사인 AMD가 TSMC의 7㎚ 공정 주요 고객이다. 따라서 지난해 초 7㎚ 공정에서 나오는 AMD CPU가 인텔의 10㎚ 제품보다 기술적으로 뛰어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따라 로버트 스완 인텔 대표는 지난해 10월 컨퍼런스콜에서 "2023년부터 인텔의 7㎚ 공정이나 외부 공정 또는 두 공정의 조합으로 제품을 공급하게 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인텔의 아웃소싱을 TSMC가 가져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TSMC는 현재 공장이 모두 가동 중이라 여유 생산능력이 없다. 인텔의 주문을 받아도 기존 제조공정에 기반하면 일러도 2023년까지 칩 조달을 하지 못할 수 있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지난해 퀄컴의 최신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 888을 수주한 것처럼 기술력과 가격을 앞세워 인텔 물량을 일부 가져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삼성전자 주가는 11일 9% 가량 급등하면서 장중 기준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날 2200원(2.48%) 오른 9만1000원에 거래 마감했다.

(사진=네이버 금융  캡쳐)
(사진=네이버 금융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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