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그룹 중간 지주사로 계열사·자회사 지원에 수백억원씩 투입…그룹 '곳간' 역할
업계 최고 수준 판매수수료율, 회사 취지에 맞지 않다는 지적 나와
납품비리, 카드깡 사건 등 거치며 내부 윤리 기강 확립 노력…ESG 평가는 갈 길 멀어

최근 국내·외에서 ESG(환경, 사회적가치, 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해외는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공공기관과 민간단체들이 각종 지표 개발에 나서고 있고, 이미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다양한 방법으로 국내 주요 기업들의 비재무적 측면을 평가하고 점수를 매겨 왔다. 사실 크게 보면 ‘기업평판’이라는 오래된 이슈의 최신 버전이라 봐도 무방하다. 윤리경영, 사회공헌, CSR, CSV, 이해관계자관리 등 어떤 명칭을 붙인다 하더라도 기업 입장에선 궁극적으로 기업의 평판이나 이미지 관리를 통한 포괄적인 양(+)의 효과를 기대한다는 점에서는 대동소이하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단순히 위기를 모면하거나 주가관리, 투자유치 등을 위해 소위 이미지 세탁이나 ‘그린워싱’ (Greenwashing)등 부정적인 행위를 감추려는 방패막이로 이용해 평가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본 매체에서는 이러한 관점에서 실제 기업별 발생이슈와 기업평판, 그리고 현실을 진단해 본다. <편집자주>

도상철·조항목 NS홈쇼핑 공동대표
도상철·조항목 NS홈쇼핑 공동대표(사진=뉴시스)

[증권경제신문=한행우 기자] 하림그룹 계열인 엔에스쇼핑은 지난 2001년 설립된 ㈜한국농수산방송이 모태다. 이후 채널명 농수산홈쇼핑을 NS홈쇼핑으로 바꾼 엔에스쇼핑은 태생부터 농수축산 및 가공식품 비중이 60%를 넘도록 공공성을 부과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쟁 홈쇼핑 채널에 비해 패션 등 수익성 높은 품목을 확대하지 못하는 핸디캡도 갖고 있다.

그럼에도 엔에스쇼핑은 단독으로는 업계에서 소문난 '알짜 기업'이지만, 최근 지주사로 전환될 정도로 그룹의 각종 현안에 '현금 인출기' 역할에 시달리고 있다. 또 업계 최고 수수료율이라는 불명예 타이틀을 달고 있고 카드깡·허위광고 등으로 처벌을 받기도 했다.

NS홈쇼핑(법인명 엔에스쇼핑, 138250)은 최근 지주회사로 전환하며 하림지주와 함께 하림그룹의 또 하나의 지주사로서 역할을 하게 됐다. ㈜하림지주와 ㈜올품, 김홍국 하림 회장이 NS홈쇼핑의 지분을 50% 이상 들고 있으며 NS홈쇼핑은 다시 ㈜하림산업, ㈜엔바이콘, ㈜엔디, ㈜엔에스홈쇼핑미디어센터, ㈜에버미라클, ㈜글라이드 등의 지분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는 중간 지주사로 등극했다.

NS홈쇼핑은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 줄곧 그룹의 ‘현금 창고’ 역할을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 NS홈쇼핑은 자회사는 물론 그룹 내 계열사에까지 자금을 쏟아 붓고 있다. 대표적으로 하림산업에 2020년 500억원을 투입하는 등 현재까지 6559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2019년 10월 하림식품을 흡수합병한 하림산업은 부동산업 및 식품 첨가물 제조업을 주업으로 하는 NS홈쇼핑의 100% 자회사다.

이밖에 글라이드에 현재까지 110억원, 엔바이콘에 210억원을 각각 투자했다. 지난해 하림USA에도 113억원 추가 출자를 결정했다. NS홈쇼핑이 하림USA에 지금까지 쏟은 금액은 265억원에 달한다.

자회사 지원 '밑빠진 독'

그럼에도 자회사들이 아직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하면서 NS홈쇼핑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NS홈쇼핑은 2020년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2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그러나 별도 기준으로 살펴보면 NS홈쇼핑의 실적은 영업이익 162억원으로 나쁘지 않다. 3분기 역시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1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0% 증가했지만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오히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4% 줄어든 104억원에 머물렀다.

자회사의 실적 부진을 고스란히 떠안은 탓이다. 하림산업이 도시첨단물류단지 조성을 위해 보유 중인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부지의 공시지가가 오르면서 세금이 늘어났고, 전북 익산 식품공장 사업준비를 하며 인건비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NS홈쇼핑이 농수산업에 기여한다는 본래 취지와 달리 업계 최고 수준의 판매수수료율을 유지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자회사·계열사 후방지원을 위해 실탄 마련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최근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NS홈쇼핑은 납품업체로부터 거두는 판매수수료율이 업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TV홈쇼핑의 판매수수료율이 29.1%인 점을 감안하면 NS홈쇼핑의 36.2%는 업계 평균보다 7.1%포인트나 높다.

중소기업과 농수산업의 유통 플랫폼을 표방하면서 업계 최고 수준의 수수료를 가져가는 것은 취지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납품비리·카드깡·허위광고 '홍역'

NS홈쇼핑 역시 홈쇼핑 납품 비리에 연루돼 한차례 곤혹을 치른 바 있다.

지난 2012년 10월, 검찰은 홈쇼핑 입점을 희망하는 납품업체들로부터 청탁 대가로 수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배임수재)로 NS쇼핑 전직 구매담당자(MD) 전 모씨를 구속 기소했다.

한달 뒤인 11월에는 납품업체로부터 1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배임수재)로 전직 NS홈쇼핑 편성팀장 박모씨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해당 납품업체의 제품이 좋은 방송시간대에 편성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편의를 제공해주는 대가로 1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2013년 05월 법원은 NS홈쇼핑 전 편성팀장 박모씨, 영상본부장 최모씨, 마케팅본부장 한모씨 등 3명에게 각각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징역 1년2월에 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돈을 건넨 업체 관계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TV홈쇼핑 MD들이 돈을 받고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정당하지 않은 이익을 회사에 안겨주기 위한 것이라면 불법으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듬해인 2014년엔 ‘카드깡’ 문제가 불거졌다.

그 해 7월8일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NS홈쇼핑과의 거래를 가장해 실제 거래 없이 신용카드로 허위 결제하는 일명 ‘카드깡’ 수법으로 허위 매출을 올리고 현금을 챙긴 혐의(여신전문업법 위반 등)로 카드깡 업자 서모씨 등 4명을 체포했다.

검찰은 또 NS홈쇼핑이 장기간 허위 매출을 올리면서도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세무 공무원들이 연루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혹을 품었다.

당시 NS홈쇼핑은 긴급 해명 보도자료를 내고 “허위 주문 등으로 인해 오히려 피해를 입었으며 이와 관련한 민사 소송도 진행 중”이라며 “NS홈쇼핑은 가담자가 아닌 명백한 피해자”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검찰은 며칠 뒤인 22일, ‘카드깡’을 통한 홈쇼핑 허위 거래와 불법 대출에 가담한 혐의(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로 NS홈쇼핑 전직 구매담당자(MD) 이모씨를 구속한다.

검찰은 이씨가 카드깡 업자와 공모해 쌀과 같은 중저가 농산물 품목 등을 위주로 100억원 이상을 카드깡 수법으로 허위 결제한 것으로 봤다.

2014년 8월에는 카드깡을 묵인한 NS홈쇼핑 전 직원 2명이 재판에 넘겨진다.

그 해 4월 한국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 준비에 들어갔던 NS홈쇼핑은 8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으나 이 사건으로 ‘내부통제’ 판정을 받으면서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2015년 3월에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불공정행위와 관련해 과징금을 부과 받기도 했다. 당시 공정위는 1286개 납품업자에 상품대금 지연이자 2800만원 미지급 등 3건의 법위반에 대해 NS홈쇼핑에 3억9000만원의 과징금을 결정했다.

연이은 논란을 딛고 NS홈쇼핑은 2015년 3월27일 코스피 상장에 성공하고 다음달인 4월 재승인까지 무난히 통과한다. 

홈쇼핑업계 고질병인 허위·과장 광고 문제에서는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2018년 4월, 김치냉장고 허위 광고로 과징금을 부과 받았으며 2018년 6월에는 미용기기를 마치 의료기기인 것처럼 방송했다 법정제재를 받기도 했다. 2019년 1월에는 기능성 화장품을 판매하면서 제품 성분과 일치하지 않는 논문을 언급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지적을 받았으며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 원료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한의사가 출연해 직접 해당 원료를 연구개발한 것처럼 설명했다 법정제재인 ‘주의’를 받기도 했다.

ESG평가 환경 '저조'...부패근절·고객만족 '강화' 

NS홈쇼핑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ESG평가에서 B+등급에 그쳤다. 이는 ‘지배구조, 환경, 사회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갖추기 위한 노력이 다소 필요하며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다소 있다’는 의미다.

특히 환경부문에서 C등급을 받아 전체 등급이 낮아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C등급은 ‘지배구조, 환경, 사회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갖추기 위한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선의 여지가 크다’는 뜻이다.

NS홈쇼핑은 사회부문에서는 B+, 지배구조부문에서는 A등급을 각각 받았다.

NS홈쇼핑은 지난 2012년 홈쇼핑업계 최초로 UNGC(유엔글로벌콤팩트) 가입한 이력이 있다. UNGC는 유엔(UN)과 기업 간 협력을 통해 유엔이 추진하고 있는 지속균형발전에 기업들의 동참을 장려하고 국제사회윤리와 국제환경을 개선하고자 발의한 유엔 산하 전문기구다.

납품비리, 카드깡 사건 등을 거치면서 NS홈쇼핑은 2015년 3월, 부패·비리 익명제보시스템 ‘헬프라인’을 도입하는 등 내부 윤리기강을 바로잡기 위해 애썼다. 같은 해 9월에는 윤리위원회를 발족하기도 했다.

수상이력도 화려하다.

NS홈쇼핑은 소비자중심경영 6회 연속 인증에 성공했다. 도상철 대표가 2019년 ‘한국의 경영대상’ 최고경영자상을 받았으며 2019년 6월에는 국가지속가능경영대상 동반성장부문 수상, 12월에는 조항목 당시 NS홈쇼핑 부사장이 ‘2019 대한민국경영자상’을 수상했다.

2020년 11월에는 동반성장 공로로 장관 표창을, 12월에는 중소기업과의 상생으로 산자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같은 달 ‘한국의 경영대상’에서 지속가능경영 종합대상을 받았다.

동반성장위원회가 2020년 9월 발표한 동반성장지수 평가 결과에서는 우수등급을 받았다.

2020년 12월에는 소비자중심경영을 통한 고객 만족을 높이기 위해 제1기 소비자불만처리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소비자불만처리위원회는 고객의 불만 및 민원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실질적으로 필요한 제도 수립 및 서비스 정책을 결정하기 위한 새롭게 출범한 기구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소비자 불만을 탐색하고 해결하기 위해 10명 중 6명을 외부 위원으로 구성했다.

향후 분기 1회 정기회의를 열고 CS이슈 안건에 대한 소비자 정책 의견 제시, 소비자 분쟁해결 및 보상처리절차 등의 역할을 할 계획이다.  

NS홈쇼핑 주요 사건사고
시기 사건
2012.09.25 NS홈쇼핑 상품기획자, 납품업체 '뒷돈' 챙기다 결국 구속
2012.10.09 '억대 뒷돈' 홈쇼핑 전직 MD 구속기소
2012.11.23 檢, '홈쇼핑 뒷돈' 편성팀장 사전구속영장 청구 
2012.12.06 홈쇼핑 납품 비리 공무원 등 무더기 기소
2013.05.10.  '리베이트' 홈쇼핑간부-납품업체 대표, 집행유예
2014.04.10 또 홈쇼핑 납품비리…NS홈쇼핑에 돈 먹인 납품업체 대표 등 기소
2014.07.09  檢, 'NS홈쇼핑과 가장거래 의혹' 카드깡업자 4명 체포  
2014.07.22 檢, '카드깡' 공모한 NS홈쇼핑 전직 MD 구속
2014.08 檢, '카드깡 허위매출' NS홈쇼핑 前직원 구속기소  
2014.08 한국거래소, NS홈쇼핑 상장예비심사 '속개' 판정…상장 무산
2018.10.15  5년간 TV홈쇼핑 소비자 불만 8000여건…NS홈쇼핑 1위  
2019.11.21 NS쇼핑, 판매수수료율 가장 높아…정부, 홈쇼핑 수수료 갑질 해소에 총력  
2020.12.08 NS홈쇼핑, 납품사 수수료 36.2% '업계 최고'

 

주요 평판 지표
평가기관 평가내용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ESG평가 'B+등급'
동반성장위원회 동반성장지수 '우수'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중심경영(CCM) 6회 연속 인증
산업통상자원부 기업혁신대상 산자부 장관상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주관 '2020 한국의 경영대상' 지속가능경영 부문 종합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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