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업계, 코로나 여파에 '1조클럽' 10개사 이상
'씨젠·SD바이오센서' 등 진단키트 기업 선방…업계 지각변동 예상

셀트리온 연구원이 연구를 하고있다. (사진=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 연구원이 실험을 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제공)

[증권경제신문=이해선 기자] 제약바이오업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온 전통제약사 유한양행이 바이오기업에 밀려 3위 자리로 내려갈 전망이다. 새로운 1, 2위 자리는 셀트리온 형제가 차지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지난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실적이 두드러진 가운데 매출 1조원을 달성한 기업이 10개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초 병원방문이 줄어들며 처방약 매출 감소로 실적부진이 예상됐던 것과 달리 진단키트 수출 및 의약품 위탁생산(CMO) 등으로 업계는 전반적으로 코로나19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제약바이오 업계는 사상 처음으로 ‘1조클럽’에 10개사 이상의 기업이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이제까지 전통제약사들 중심으로 형성됐던 매출 상위그룹에 바이오기업들이 대거 포함되며 업계의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 2019년 1조1285억원의 매출로 1조클럽 입성에 성공한 셀트리온은 작년 3분기 이미 전년 실적을 돌파한 1조3504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업계 1위 자리에 올랐다. 4분기 누적매출 전망치는 1조8687억원에 달한다.

업계 2위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난해 3분기 누적매출은 1조2406억원, 4분기 예상매출은 1조 7544억원이다.

셀트리온 형제의 호실적은 유럽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 3총사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의 선방과 CMO 공급 증가 등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조만간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 국내허가에 이어 해외 긴급승인까지 예상되는 만큼 올해 더 큰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렉키로나주의 해외 수출을 고려해 셀트리온의 해외 판매를 맡고 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올해 매출액이 2조8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판단하기도 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렉키로나주는 2021년 6000억원, 2022년 3000억원으로 수출액을 추정한다”며 “이는 보수적인 가정으로 산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1위 자리를 내주고 3위로 밀려난 유한양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매출액은 1조2493억원, 4분기 예상 누적 매출액은 1조6098억원이다. 유한양행의 지난해 예상매출액은 전년(1조4803억원) 대비 8.7% 성장한 수치지만 셀트리온의 성장세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셀트리온과 함께 국내를 대표하는 바이오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지난해 매출 1조1648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조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한 2015년 대비 12배 성장한 실적을 올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장 가동률 향상과 일부 코로나19 치료제가 매출에 반영되면서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기업으로 가장 큰 유명세를 떨친 씨젠도 지난해 매출 1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씨젠의 2020년 누적 예상 매출액은 1조470억원으로 이는 2019년 매출액 1220억원 대비 758% 늘어난 수치다.

국내에서 진단키트 첫 허가를 받은 에스디바이오센서 역시 지난해 매출액 1조원을 넘어섰다.

이 회사는 작년 4월 PCR 방식의 코로나19 진단키트에 대해 미국 FDA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한데 이어 9월에는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신속 항원 진단키트에 대해 세계 최초로 긴급사용승인 허가를 받은 바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2019년 매출은 1000억원이 채 되지 않는 736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7552억원, 당기순이익은 3069억원을 기록했다. 11월 누적매출액은 이미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4분기 누적 매출액은 씨젠을 넘어선 1조6000억원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지난달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한 상태다.

이밖에 GC녹십자, 한국콜마, 종근당, 광동제약, 한미약품 등 전통제약사 5곳도 매출 1조원 달성에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GC녹십자는 3분기 누적매출이 1조1081억원으로 이미 1조원을 넘어섰으며 △한국콜마(9731억원) △종근당(9657억원) △광동제약(9391억원)도 3분기 누적매출 기준 2020년 매출 1조원 돌파는 확정된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적자를 기록한 한미약품의 3분기 누적매출액은 7985억원으로 전년(8107억원) 보다 다소 낮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2~3분기 부진했던 북경한미가 4분기 실적을 회복했고, 기술료도 유입되며 4분기 누적 매출액은 전년보다 다소 감소하긴 하겠지만 1조원 달성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반면 2018년 1조314억원, 2019년 1조113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대웅제약의 3년 연속 1조클럽 진입여부는 아직 불투명해 보인다. 대웅제약은 작년 3분기 전년(8258억원) 대비 4.6% 감소한 7882억원의 누적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대웅제약의 지난해 4분기 누적매출액을 9593억원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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