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폰 강점 사라지고, 고객 서비스 저하 우려

LG전자가 지난해 10월 유튜브 채널을 활용해 전략 스마트폰 LG 윙(LG Wing) 마케팅에 나섰다. 사진은 One (Monster & Infinity) 뮤직비디오 캡처 화면.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가 지난해 10월 유튜브 채널을 활용해 전략 스마트폰 LG 윙(LG Wing) 마케팅에 나섰다. 사진은 One (Monster & Infinity) 뮤직비디오 캡처 화면. (사진=LG전자 제공)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LG전자가 사물인터넷(IoT) 허브로 여겨지는 모바일 사업에서 변화를줄 경우 IoT 가전, 로봇, 자율주행차 등 미래 사업 경쟁력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고객 입장에서 LG전자 스마트폰 만의 장점이 사라질 위기에 이를 아쉬워하는 시장과 LG폰 고객 서비스 품질 저하 등 논란이 있어 고객 사후관리서비스 방향과 향후 사업 재편이 주목되고 있다.

지난 1월 29일 LG전자는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현재까지는 단말 사업 방향과 관련해 아직 확정된 안이 없다"며 "현재는 구성원 고용 안정성을 최우선 원칙으로 해서 인력운영, 당시 미래 전략방향과의 시너지 여부, 재무적 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안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월 20일 LG전자 대표 권봉석 사장은 "모바일 사업과 관련해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으며,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LG스마트폰 사업의 전면 검토를 공식 인정했다.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지난해 말까지 누적 영업적자가 5조원 규모에 달했다. 

다만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하더라도 핵심 모바일 기술은 내재화시켜 가져가겠다는 의지는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핵심 모바일 기술은 단말뿐 아니라 스마트 가전, 전장 사업 등에 중요한 자산"이라며 "IoT, V2X 등 글로벌 기술 트렌드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 MC사업본부 및 CTO 산하 표준연구소에서 계속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으며, 이런 차원에서 당사 미래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다양한 내재화 방향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구조 재편에 대해 여러가지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크게 △영업사업권을 포함한 전면 매각 △생산시설만 떼어내는 부분 매각 △내부 연구개발(R&D) 부문만 남기고 IoT, 전장 등 신사업 영역을 지원하는 흡수 방안 등이다. 

먼저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전면 매각하는 결정보다 적자를 줄이는 방안으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단계적으로 적절한 인수자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일부 생산라인을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생산라인 인수 기업으로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는 베트남의 빈그룹이 거론되고 있다. 빈그룹은 베트남 시가총액 1·2위를 다투는 현지 대기업이다. LG전자는 지난 2019년 평택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했고, 해당 라인을 빈그룹이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빈스마트가 인수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LG전자가 몸집을 줄이면서 국내 사업은 접고, 해외 사업을 진행하면서 올해 상황을 지켜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세계 9위 정도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LG전자는 북미 시장에서는 아직 10%대 초반을 점유하고 있다.

또 제조자개발생산(ODM) 비중을 확대해 사업을 유지하되 스마트폰 R&D 인력을 줄이고, 사업부에서 팀으로 축소돼 홈엔터테인먼트(HE), 전장(VS) 사업부와 합쳐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미 LG전자는 만성 적자 구조를 벗어나고자 ODM을 확대하고, 평택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시키는 등 비용 절감에 박차를 가했다. 지난해 12월 ODM 조직을 강화하고 선행 연구·마케팅 등 조직 통합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올해엔 LG전자 ODM 비중이 전체 물량의 70%까지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LG스마트폰 고객 가운데는 LG폰만의 장점과 기능들이 점차 사라져 아쉬워하는 반면, 서비스 품질이 떨어지고 있어 고객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LG전자 스마트폰은 경쟁사(삼성·애플) 대비 음향 부문에서 강점을 가졌다. 3.5mm 이어폰 단자를 유지하고, 하이파이 쿼드덱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하이파이 쿼드덱은 잡음은 감소시켜 원음에 가까운 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장치로 고음질 음악이나 동영상 감상에 유용한 기능이다. 이밖에도 '마이크로 SD카드 슬롯'도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LG 벨벳'에서부터 이 기능이 사라졌고, 'LG 윙'에서는 이어폰 단자도 빠지게 됐다. 

LG전자 MC사업본부가 인력 규모를 축소하면서 사후 관리 서비스 품질도 저하된 것도 논란이 된 바 있다. 특히 운영체제(OS) 업데이트가 경쟁사보다 늦다. 지난해 9월 안드로이드11이 공개됐지만, 업데이트 지원 시기를 예고한 모델은 LG 벨벳뿐으로 알려졌다.

LG V50 씽큐는 지난 2019년 5월 출시해 '듀얼스크린'을 강점으로 돌풍을 일으켜 전작 V40 씽큐때보다 5배 급증한 10만대를 국내 출시 일주일만에 돌파해 흥행에 성공했음에도 출시 1년도 안돼 지난해 초부터 디스플레이 부품 수급이 원할하지 못해 수리가 지연돼 고객들의 불편을 초래하기도 했다.

현재 LG전자 MC사업본부는 세계 최초로 롤러블폰을 출시할지도 주목되고 있다.

사진은 CES 2021 LG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LG 롤러블'이 나오는 장면. (사진=LG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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