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딜라이브·CMB 인수합병 제자리
KT, 최근 'KT 스튜디오지니' 출범…미디어 사업 개편 본격화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KT(030200, 대표 구현모)가 지난해 하반기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현대HCN을 인수하고, 글로벌 OTT 사업자(디즈니플러스)와 제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미디어 시장에서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 1월엔 콘텐츠 전문법인 '스튜디오지니'를 출범해 미디어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말 딜라이브 예비입찰 단독 참여 이후 추가 움직임이 없어 딜라이브 매각이 성사될지 주목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블TV 업체인 딜라이브와 CMB 매각작업이 새해 들어서도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까지 매물로 남아있는 케이블TV 업체는 딜라이브와 CMB가 있다.

특히 KT는 지난해 11월 초 딜라이브 채권단이 진행한 예비입찰에 단독으로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바 있다. 딜라이브는 KT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협상을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아왔으나 아직까지 합의 도출 등 추가적 움직임은 없다.

한편 KT는 유료방송 플랫폼사 보다는 콘텐츠사를 표방하며 새로운 그림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1월 29일 KT그룹 미디어 플랫폼 역량을 기반으로 콘텐츠 사업을 본격화 하기 위한 신설 법인인 'KT 스튜디오지니'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신설 법인 KT 스튜디오지니는 KT그룹이 보유한 미디어 플랫폼과 콘텐츠 역량 간 시너지를 도모하고, 그룹 콘텐츠 사업을 총괄 주도하는 역할을 맡는다. KT의 웹소설·웹툰 전문 자회사 스토리위즈를 통해 발굴한 원천 IP를 중심으로 국내 유수의 제작사들과 협업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도 속도를 낸다.

KT 스튜디오지니는 법인 운영을 위한 준비 과정을 거쳐 상반기 중 본격적인 사업을 개시할 계획이다. 콘텐츠 기획 및 제작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인재 영입도 적극 타진 중이다.

(사진=KT 제공)
(사진=KT 제공)

이 가운데 딜라이브와의 매각 협상이 좀처럼 성사되지 않은 데는 딜라이브의 시장 기대치 이상의 높은 몸값, 독과점 문제, 딜라이브 강성 노조의 영향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해 예비입찰 당시 KT는 딜라이브 인수가격으로 6000억~7500억원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딜라이브 채권단은 매각가를 1조원 이상으로 불렀지만, 최근 엔터테인먼트 자회사 IHQ를 삼본전자 컨소시엄에 약 1000억원에 넘겨 9000억원 수준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딜라이브는 2019년 말 기준, 부채규모 6600억원 이상 가지고 있다.

지난 2018년 고용 안정성을 이유로 KT에 회사 매각을 반대한바 있던 딜라이브 노조도 IPTV(인터넷TV)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것을 의식해 매각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 딜라이브 채권단이 엔터테인먼트와 케이블TV 사업을 분할 매각하고, KT에 케이블TV 사업만 따로 분할 매각할 수 있다는 주장에 딜라이브 노조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분할 매각으로 KT가 수익성 있는 지역만 매수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현재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스카이라이프 포함해 KT(35.47%)가 1위다. LG유플러스·LG헬로비전(24.91%),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24.17%), 딜라이브(5.98%), CMB(4.58%) 순이다. KT가 추가로 딜라이브를 인수하지 않더라도, 경쟁사들이 유료 방송 사업자를 추가 인수하더라도 점유율 1위엔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앞서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은 지난해 10월 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대HCN에 이은 추가 인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딜라이브와 CMB는 현대HCN과 동일하다"며 "KT와 시너지를 갖고 성장할 수 있다면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회사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한바 있다.

KT 관계자는 "딜라이브 인수 관련해서 결정된 것이 없으며,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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